안산 어디까지 가봤니_수암마을전시관

2026-04-22 13:22:09 게재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수암동, 그곳에서 마주한 봄의 풍경

안산에 산다고 해서 안산을 모두 안다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번화한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 시선을 돌리면, 전혀 다른 시간의 결을 간직한 공간이 모습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안산의 옛 중심지였던 수암동이 바로 그런 곳이다. 고즈넉한 수암봉 아래, 과거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수암마을전시관으로 발걸음을 옮겨본다. 봄기운이 완연한 지금, 이곳에서는 우리 곁으로 성큼 다가온 봄만큼이나 따뜻한 예술과 역사의 이야기가 흐르고 있다.

백인숙 리포터 bisbis68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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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의 미학이 피어나는 곳, ‘민화, 또 봄!’

현재 수암마을전시관에는 봄의 기운과 길상(吉祥)의 의미가 어우러진 민화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안산시는 4월 7일부터 28일까지 전시관 2관에서 대관 전시 ‘민화, 또 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수암마을전시관 대관 전시 사업’의 일환으로, 지역 문화예술 작가와 단체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시민들에게 폭넓은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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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전시는 경기도미술관 민화동호회 ‘채화연’이 맡았다. 2016년 결성된 ‘채화연’은 꾸준한 작품 활동과 다양한 예술 사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이번 전시는 다섯 번째 정기 전시다. ‘수암 자락에 꽃피우는 채화연’을 주제로, 전통 민화의 미학에 현대적인 감각을 더한 작품들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전시장은 수암동의 봄을 옮겨 놓은 듯 따뜻하고 생동감 있는 분위기로 채워져 있다. 이곳은 안산 10경 중 하나인 수암봉과 안산읍성 인근에 자리하고 있어, 자연과 전시를 함께 즐기기에 좋은 공간이다.

낡은 경로당의 변신, 수암동을 비추는 창

수암마을전시관이 특별한 이유는 공간 자체가 지닌 이야기에 있다. 이곳은 2018년 수암경로당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리모델링해 조성됐다. 기존 건물의 구조를 그대로 살린 낮은 천장과 아담한 공간은 오히려 이곳만의 따뜻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화려한 미술관과는 다른, 삶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공간이 예술을 담아내는 그릇이 된 셈이다.

전시관 내부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큰 창이다. 이 창을 통해 수암봉과 안산객사가 한 폭의 풍경처럼 펼쳐지며, 시간에 따라 변하는 수암동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감상할 수 있다. 또한 전시관 2관은 복합문화공간으로 기존 전시관과 연결되어 있어 내부 통로를 따라 자연스럽게 관람이 이어진다. 이 연결 통로에서는 안산읍성과 관아 지도를 함께 볼 수 있어, 공간을 이동하는 과정 자체가 하나의 역사 체험으로 이어진다.

전시관은 단순한 관람 공간을 넘어 수암동으로 들어가는 하나의 이정표 역할을 한다. 이곳을 지나 마을로 발걸음을 옮기면, 평범해 보이던 잔디밭은 과거 안산읍성과 관아가 있던 자리로 다가오고, 골목길은 3·1운동의 함성이 울려 퍼지던 공간으로 이어진다. 조용해 보이는 마을 곳곳에는 여전히 사람들의 이야기가 살아 숨 쉬고 있다.

역사를 가슴에 새기는 아이들의 체험 공간

수암마을전시관은 어른들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의미 있는 공간이다. 안산시는 이달부터 어린이 체험 교육 프로그램 ‘수암마을, 작은 손으로 외친 만세운동’을 운영하고 있다. 유아 및 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이 프로그램은 수암마을의 3·1만세운동을 직접 체험하며 역사적 의미를 자연스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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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자들은 3·1기념탑에서 만세운동에 대한 설명을 듣고, 손을 맞잡고 만세를 외치며 당시의 상황을 재현한다. 이어 전시관 체험실에서는 ‘무궁화 훈장’을 만들며 독립운동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갖는다. 이외에도 ▲익선관 쓰고 나도 왕! ▲수암마을 설화 이야기 ▲안산의 만세소리 ▲안녕! 독수리 마을 등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어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좋은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가능하며(입장 마감 16시 30분), 점심시간에는 이용이 제한된다.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은 휴관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화려한 도심의 일상 속에서 벗어나 잠시 숨을 고르고 싶을 때, 수암동은 좋은 선택지가 된다. 수암봉 아래 조용히 이어진 골목길을 걷고, 전시관 창 너머로 흐르는 시간을 바라보는 일. 그 속에서 만나는 봄의 풍경과 역사 이야기는 일상에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이번 주말, 수암마을전시관에서 안산의 또 다른 얼굴을 만나보는 것도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