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에너지 안보, 햇빛과 바람으로 미래를 그리다
최근 우리 일상에서 가장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는 전기화(Electrification)다. 가스레인지가 인덕션으로 대체되고, 도로 위 내연기관의 엔진음은 점차 전기차의 고요함으로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인덕션 등 전기레인지 보급 비율이 2019년 29%에서 2025년 44%로 빠르게 증가하고, 전기차 구매 비중도 13.1%로 두 자릿수에 진입하는 등 일상 전반에서 전력 수요 기반이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미국-이란 간 군사적 충돌로 촉발된 중동지역의 긴장 고조에 따른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불안은 에너지의 94%를 해외 수입에 의존하고, 원유의 70%를 중동에서 수입하는 구조적 취약성을 안고 있는 우리에게 에너지 안보 리스크를 재확인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른바 에너지 트릴레마(안정성, 경제성, 환경성이 충돌하는 상황) 속에서 전 세계는 이제 전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또 깨끗하게 확보하느냐에 사활을 걸고 있다.
세계적인 전기화 추세와 자국 이익을 우선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외부 환경에 흔들리지 않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기반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이러한 측면에서 에너지 자립을 위한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국내에서 생산이 가능한 태양광과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에서 찾을 수 있다.
대전환 궤도에 오른 에너지 패러다임
특히, 태양광 설비는 2022년 약 1테라와트 규모에 이르기까지 40년 이상이 걸렸지만, 이후 불과 2년 만에 동일한 규모로 증가될 만큼 보급 속도가 급격히 가속되는 특징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청정 전력과 이를 위한 전력망 인프라에 대한 투자 역시 화석연료 투자비의 두 배를 넘어섰으며, 재생에너지 설비는 2030년까지 178%(4500GW→8000GW)로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곧 에너지 패러다임이 이미 대전환의 궤도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방향과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충분히 형성되었지만, 에너지 대전환의 성공은 어느 한 주체의 노력만으로는 이뤄질 수 없다. 이를 위해 정부와 지자체는 재생에너지 확대를 가로막는 각종 규제의 장벽을 과감히 허물고 안정적인 전력계통 인프라 구축에 선도적으로 나서야 할 것이며, 발전공기업 역시 에너지 전환의 실행력을 높이는 핵심 주체로서 각 영역과의 협력을 통해 마중물 역할을 해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주민이 직접 참여하고 수익을 공유하는 서부발전의 주민 참여형 햇들원 태양광과 같은 모델은 재생에너지 확산의 모범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또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에너지 전환을 바라보는 국민 인식의 변화이다. 다행스럽게도 올해 1월 실시된 한국갤럽 조사에서, 향후 확대가 필요한 발전원으로 재생에너지를 꼽은 응답이 48.9%로 가장 높았으며 지난해 조사에서도 재생에너지 전환이 시급하다는 응답이 80%를 상회하는 등 국민적 공감대가 점차 형성되고 있다.
에너지 전환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
에너지 전환은 단순한 재생에너지 설비 확대를 넘어 우리 아이들에게 에너지 걱정없는 깨끗한 나라를 물려주기 위한 미래에 대한 약속이며,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가 탄소중립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인 발판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각 주체의 민첩한 실행이다. 지금 우리에게 닥친 위기를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대전환을 앞당기는 추진 동력으로 삼는다면, 에너지 안보와 탄소중립이라는 두 가지 과제는 한층 빠르게 현실이 될 것이다
한국서부발전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