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대한통합암학회 2026 춘계학술대회 성료
면역 회복 중심 통합암치료…“생존 넘어 삶의 질까지 확장”
실제 임상 밀접한 치료 전략 공유
면역·신체·심리·사회적 회복까지
17일 서울성모병원에서 (사)대한통합암학회 2026 춘계학술대회가 ‘면역 회복이 여는 통합암치료의 새로운 미래’를 주제로 성황리에 열렸다. 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단순 종양 제거를 넘어 면역 회복과 삶의 질 개선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 집중 조명됐다.
특히 △면역항암제 개발 △장내미생물 조절 △방사선과 면역의 상호작용 △항암 부작용 관리 △암병원 운영 △외모 변화에 따른 심리 문제 등 실제 임상 현장과 밀접한 통합암치료 전략들이 소개됐다. 발표자들은 “암은 더 이상 단순히 제거 대상이 아니라 환자의 면역·신체·심리·사회적 회복을 함께 다뤄야 하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이제중 교수 “혁신 면역항암제, 개인 맞춤형 치료 시대로” = 이제중 화순전남대병원 혈액내과 교수는 ‘혁신적인 암면역치료제 개발’을 주제로 발표하며 최근 CAR-T와 NK세포 기반 치료, 차세대 이중항체 플랫폼 등 면역항암 기술의 발전 방향을 설명했다.
그는 기존 항암제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는 방식이었다면, 면역항암은 환자 자신의 면역체계를 회복·재가동시키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본질적 차이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혈액암 분야에서 자기면역치료제(CAR-T) 치료가 완전관해 가능성을 높이고 있지만 고형암에서는 종양미세환경(TME) 억제가 여전히 큰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차세대 면역치료는 단순 세포치료를 넘어 면역억제 환경을 동시에 조절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향후 통합암치료는 면역세포 활성뿐 아니라 영양·염증·스트레스 관리까지 함께 고려하는 다학제 접근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미현 교수 “장내미생물 조절이 대장암 진행 억제 가능성” = 이미현 동신대학교 한의예과 교수는 한약 기반 장내미생물 조절을 통한 대장염 및 대장암 진행 억제 효과를 소개했다. 발표에서는 장내미생물 생태계가 면역 항상성 유지와 암 발생 억제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이 교수는 특정 한약 성분이 유익균 증식을 유도하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감소시키며, 결과적으로 장 점막의 면역 균형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만성 장염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데 장내미생물 조절을 통해 이러한 염증-암 전환 과정을 억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통합암치료의 핵심은 단순 보조요법이 아니라 환자의 면역 환경 자체를 개선하는 데 있으며, 장내미생물 연구가 향후 암 예방과 재발 억제 분야에서도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정승연 교수 “방사선치료도 면역치료 시대 진입” = 정승연 아주대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는 ‘방사선 치료와 면역에 대한 이해’를 통해 방사선치료가 단순 국소치료를 넘어 면역 반응을 활성화하는 치료 전략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는 과거 방사선이 정상 면역세포까지 손상시킨다는 우려가 컸지만 최근에는 적절한 선량과 병용 전략을 활용할 경우 오히려 암세포 항원을 노출시켜 면역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증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특히 면역항암제와 방사선치료 병용 시 ‘원격 효과(abscopal effect)’가 나타나 국소 치료가 전신 면역반응으로 확장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방사선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염증·피로·조직 손상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영양 재활 통증관리 정신건강관리 등을 포함한 통합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태용 교수 “항암 유발 신경병증, 통합치료 가능성 확인” = 박태용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교수는 항암제 유발 말초신경병증(CIPN)에 대한 pregabalin과 전침·추나요법 병행치료 예비임상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박 교수는 항암치료 후 환자들이 겪는 손발 저림, 감각 이상, 통증이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킴에도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라는 현실을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약물치료와 함께 전침 및 추나요법을 병행했을 때 통증 감소와 기능 회복 가능성이 일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통합암치료의 중요한 목표는 단순 생존기간 연장이 아니라 치료 후 일상 회복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말초신경병증은 환자의 수면 우울 운동 기능까지 영향을 미치는 만큼 면역 회복과 신경 재생을 함께 고려하는 다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향후 보다 대규모 임상연구를 통해 통합치료 근거를 축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선휘 병원장 “암병원 운영도 면역 회복 중심으로 변화” = 방선휘 휘림한방병원 병원장은 ‘암 병원 운영의 실제’를 통해 통합암치료 기관의 운영 방향을 소개했다.
방 병원장은 최근 암환자들이 단순 치료보다 면역 회복, 재활, 영양, 심리 안정 등을 종합적으로 관리받기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병원 운영 역시 수술·항암 중심 구조에서 다학제 기반 회복 중심 체계로 전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통합암병원에서는 의사뿐 아니라 영양사, 심리상담사, 운동치료사, 통증 전문가 등의 협업이 중요해지고 있다. 환자 맞춤형 프로그램 구축이 경쟁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방 병원장은 암환자의 면역 상태와 스트레스 수준, 수면 상태 등을 장기적으로 관리하는 시스템이 재발 방지와 삶의 질 개선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동주 대표 “외모 변화 관리도 통합암치료의 일부” = 서동주 키아나 대표는 암 치료 중 발생하는 탈모, 피부 변화, 체형 변화 등이 환자의 정신적 스트레스와 사회적 위축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서 대표는 암환자들이 치료 과정에서 겪는 외모 변화가 단순 미용 문제가 아니라 우울증, 사회적 고립, 치료의지 저하와 연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여성 환자들의 경우 탈모와 피부 손상으로 인해 대인관계를 회피하거나 치료 지속 의지가 약화되는 사례도 적지 않다고 소개했다.
이에 따라 최근 통합암치료 분야에서는 △두피냉각요법 △피부관리 △메이크업 프로그램 △심리 상담 등을 포함한 외모 회복 프로그램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서 대표는 환자의 자존감 회복이 면역 회복과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외모 관리 역시 통합암치료의 중요한 축으로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유화승 대한통합암학회 이사장은 이날 학회의 주요 향후 과제로 △학술적 근거 확립과 글로벌 협력의 강화 △최신 지견의 전파와 교육기관으로서의 역할 확대 △공익법인 승인을 통한 학회의 사회적 위상 확립 등을 제시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