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전쟁 출구가 없다

2026-07-27 13:00:21 게재
구글 검색 선호 출처로 추가

확전도 승리선언도 모두 부담 … 요격미사일 고갈도 발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4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월도프 아스토리아 워싱턴DC에서 열린 백악관출입기자협회(WHCA) 만찬에서 캐서린 그레이엄 용기와 책임상을 받은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개월째 이어지는 이란전쟁에서 마땅한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군사 공격을 확대하자니 민간인 피해와 무기 부족이 부담이고, 경제 제재는 효과가 더디다. 일방적으로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하면 이란의 핵 개발과 호르무즈해협 통제 문제를 남기게 된다.

뉴욕타임스(NYT)는 26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전쟁에 갇힌 듯한 상황이라며 참모진이 논의한 세 가지 선택지 모두 그의 구미에 맞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지난 2월 28일 이란 핵 프로그램 종식과 정권 교체를 목표로 전면전에 들어갔다. 그러나 현재 두 목표 모두 거의 달성하지 못했다. 국제유가는 다시 뛰고 주식시장은 타격을 받았다. 잠시 재개됐던 호르무즈해협의 선박 운항은 다시 크게 줄었고 홍해와 아덴만을 잇는 바브엘만데브해협까지 위협받고 있다.

측근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쟁이 뜻대로 풀리지 않자 좌절감을 드러내고 있다. 예측 불가능성을 협상 수단으로 활용해왔지만 최근 더 변덕스러워졌다는 평가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핵협정을 추진했다가 하루 만에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조건으로 추가했다. 호르무즈해협의 안전 보장 대가로 거액의 통행료를 받겠다는 구상도 꺼냈다가 곧 번복했다.

첫번째 선택지는 군사 공격 확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 이란 발전소와 미사일 시설 등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검토했지만 24일 확전을 보류했다. 참모들은 전력망을 끊을 정도로 공격해도 이란이 의미 있는 협상에 복귀할지 불분명하다고 보고했다. 대규모 민간인 사망과 식량난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미군의 요격미사일 부족도 발목을 잡았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4월 일부 핵심 요격미사일 재고의 절반을 이미 썼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달 미국과 이란이 13일 연속 공격을 주고받은 뒤 재고는 심각한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JD 밴스 부통령과 댄 케인 합참의장은 무기 비축량 감소 등을 이유로 확전에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이를 각각 대만과 우크라이나 전략에 반영할 가능성도 우려한다.

두번째 선택지는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원유 수출 제재를 강화해 이란 경제가 무너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이란 핵합의에서 탈퇴한 뒤 강력한 제재를 가했는데도 이란 정권은 살아남았다. 이 전략을 유지하려면 미군을 장기간 배치하고 간헐적인 무력 충돌도 감수해야 한다.

승리를 선언하고 철수하는 세번째 방안도 쉽지 않다. 이란이 핵무기 제조에 가까운 수준으로 농축한 우라늄을 보유하고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통제하는 상태에서 철수하면 전쟁의 명분이 흔들릴 수 있다. 이란이 이후 핵 개발을 은밀하게 재개할 가능성도 있다.

전쟁 장기화는 정치적 부담으로 번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 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전쟁 대응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9%에 그쳤다. 친트럼프 성향인 마이크 존슨 미 하원의장도 지난주 “이제 전쟁을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NYT는 “자신의 권력에 한계가 없다고 생각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여러 한계를 발견했다”며 “전쟁을 끝낼 각각의 선택지가 서로 다른 이유로 구미에 맞지 않는 듯하다”고 지적했다.

양현승 기자 hsya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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