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망월지 보상서 ‘금품 뜯은 일당’ 유죄

2026-05-24 18:27:15 게재

불법건축물 신고·시위로 금품 요구

“심리적 압박 통한 공동공갈 인정”

대구 망월지 생태공원 조성 보상과정에서 토지 소유자의 불법건축물 신고와 시위로 1000만원을 받아낸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일당에게 법원이 공동공갈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형사합의11부(이영철 부장판사)는 지난 20일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공동공갈)과 특수상해 등 혐의로 기소된 임 모씨에게 징역 2년을, 공범 서 모씨에게 징역 3개월을 각각 선고했다.

사건은 대구 수성구 망월지 일대 생태공원 조성사업 과정에서 불거졌다. 수성구청이 2020년 7월 저수지 일대 약 3만㎡ 규모의 생태공원 조성과 토지 보상 절차를 추진하자 토지 소유자들은 보상 협의 대응을 위해 ‘수리계’를 구성했고, 임씨 등과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검찰에 따르면 2024년 8~9월 사이 임씨 등은 피해자 A씨 가족 소유 토지 일부에 불법 건축물이 있다는 점을 이용해 금품을 요구하기로 공모했다. 서씨는 수성구청에 불법 건축물을 신고했고, 피고인들은 수성구청 앞에서 피해자 관련 시위를 이어갔다.

이후 피해자측과 만난 자리에서 “경비도 많이 들었는데 돈을 달라”며 압박했고, 결국 피해자 측은 2024년 9월 임씨측에 현금 1000만원을 전달했다. 임씨는 이후 노래방과 카페 등에서 피해자 상대로 흉기 협박과 폭행을 가하는 등 별도의 폭력 범행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피고인들은 재판에서 공동공갈 혐의를 부인했다. 임씨 측은 불법 건축물 신고가 신속한 토지 수용과 유리한 보상금 산정을 위한 것이었을 뿐 금품 갈취 목적은 아니었다고 주장했다. 서씨 측 역시 불법 건축물 신고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정의감에서 비롯된 행동”이었다고 항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공갈죄의 협박은 반드시 명시적일 필요는 없고, 상대방이 불이익의 위험을 느끼게 하는 정도면 충분하다”며 “피고인들은 불법건축물 신고와 시위 등을 통해 피해자 측에 심리적 압박을 가했고, 그 대가로 금품을 교부받았다”고 판단했다.

이어 “금품 지급 직후 신고가 취하되고 시위가 중단된 점 등을 보면 금전 요구와 신고 취하가 객관적으로 연결돼 있다”고 지적했다.

임씨의 특수상해·협박 혐의도 상당 부분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다수의 폭력 전과가 있고 상당수 전력이 폭력행위 관련 범죄”라며 “범행 수법과 위험성,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보복협박 혐의는 무죄를 선고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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