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누가 판을 흔드나 ④ 대구광역시장
김부겸 인물론 vs 추경호 보수결집…대구시장 초접전
야, 박근혜 등판 … 여, 국회의장 후보 맞불
경제활력 확보·대구경북 신공항 해법 집중
‘샤이 김부겸' '샤이 보수’ 숨은 표 해석 분분
대구시장 선거가 막판까지 예측하기 어려운 접전으로 흐르고 있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지낸 인물 경쟁력, 여당 후보가 가진 예산·입법 지원 가능성을 앞세우고 있다.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 지원 유세까지 끌어내며 보수층 결집과 이재명정부 견제론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대구 경제위기와 대구경북신공항 건설, K-2 후적지(이전 후 빈터)개발이 정책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샤이 김부겸’과 ‘샤이 보수’ 중 어느 쪽 숨은 표가 더 많을지도 막판 변수로 꼽힌다.
◆여당시장론 대 정부견제론 충돌 = 김 후보 선거전의 핵심은 인물론이다. 김 후보는 민주당 소속이지만 대구에서 오래 정치적 기반을 다져온 인사다. 대구에서 네 차례 출마한 이력과 수성갑 국회의원 당선 뒤 만들어낸 성과를 기반으로 지지기반을 넓히고 있다. 수도권 3선 국회의원, 행안부 장관, 국무총리를 지낸 경력도 인물론을 받쳐주는 힘이다. 김 후보는 대구가 여당 시장을 선택할 경우 중앙정부 예산과 법 개정 지원을 더 강하게 끌어낼 수 있다고 주장한다. 22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 후보인 조정식 민주당 의원이 25일 대구에 내려와 김 후보를 만난 것도 이 때문이다. 국회와 중앙정부를 통해 예산·입법 과정에서 대구 현안을 전폭 지원받을 수 있다는 점을 부각했다.
반면 추경호 후보는 보수 결집에 공을 들이고 있다. 추 후보는 대구가 이재명정부를 견제하는 보수의 핵심 교두보가 돼야 한다는 메시지를 반복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이 23일 대구 칠성시장을 찾아 추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것도 이런 맥락이다. 추 후보는 25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대구경북 공동 비전선포식’을 통해서도 보수 집결을 외쳤다. 이 자리에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 대구지역 국회의원, 지방선거 출마자 등이 대거 참석해 보수의 응집력을 과시했다.
◆K-2 후적지 개발 청사진 경쟁 = 정책 이슈는 경제위기 극복과 대구경북신공항 건설로 모인다. 대구는 오랫동안 청년들이 떠나는 도시, 경제 활력이 약화된 도시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두 후보 모두 경제정책을 전면에 내세우는 이유다. 김 후보는 중앙정부와 국회를 움직일 수 있는 여당시장론으로 산업 대전환과 국비 확보를 강조하고, 추 후보는 경제부총리 경험을 바탕으로 한 실무형 경제시장론으로 맞선다.
대구경북신공항도 핵심 쟁점이다. 공항 이전 자체도 중요하지만, 공항이 빠져나간 뒤 남는 K-2 후적지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더 중요한 문제다. 후적지를 미래산업과 주거·상업·문화 기능이 결합된 새 성장거점으로 만들 수 있느냐가 신공항 공약의 실제 평가 기준이 될 수밖에 없다. 첫 TV토론에서도 두 후보는 TK신공항과 행정통합 무산 책임을 두고 충돌했다.
◆“숨은 표, 내가 더 많아” = 여론조사 흐름은 엇갈린다. MBC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16~17일 대구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김 후보 43%, 추 후보 37%로 나타났다. 두 후보 격차는 6%p로 오차범위 안이다. 이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5%p, 응답률은 15.5%다. 반대로 TBC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18~19일 대구 만 18세 이상 남녀 100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추 후보 46.5%, 김 후보 41.7%로 나타났다. 두 후보 격차는 4.8%p로 역시 오차범위 안이다. 이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 100% 자동응답조사 방식으로 진행됐고,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두 조사 모두 오차범위 안 접전이라는 점에서는 같다. 다만 조사 방식과 시점에 따라 1위 후보가 엇갈리면서 양쪽 모두 막판 숨은 표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추 후보 쪽은 여론조사에 충분히 드러나지 않은 ‘샤이 보수’가 막판 결집할 것으로 본다. 반면 김 후보 쪽은 대구 정치문화 특성상 오히려 김 후보 지지 의사를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는 ‘샤이 김부겸’ 유권자가 적지 않다고 기대한다.
◆세대별 투표율도 변수 = 현장에서는 세대 간 온도차도 감지된다. 박 전 대통령이 다녀간 다음날인 24일 칠성시장 상인들은 보수 지지 정서를 강하게 드러냈다. 다만 60~70대상인들이 ‘자녀 상당수가 김 후보 쪽으로 돌아섰다’며 걱정한다.
시장에서 족발을 파는 한 70대 상인은 “우리는 그래도 박근혜 보고 추경호 찍자는 사람이 많은데 자식들은 김부겸을 찍어야 대구를 바꿀 수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대구FC 경기를 응원하러 북구 대구IM뱅크파크에 모인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났다. 다만 시장 상인들과 공수가 바뀌어 있었다. 아이들과 함께 와 김부겸 후보와 기념사진을 찍은 40대 직장인은 "김부겸 후보를 찍는 것이 대구의 변화를 선택할 마지막 기회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부모님들을 설득해 보지만 쉽지 않다"고 아쉬워했다.
이 같은 세대 간 온도차는 투표율 문제와 맞물린다. 보수 성향이 강한 고령층이 얼마나 결집하느냐는 추 후보에게 중요하고, 변화 필요성을 말하는 40~50대와 청년층이 실제 투표장으로 얼마나 나오느냐는 김 후보에게 관건이다. 대구 선거가 여론조사상 접전으로 흐르는 만큼 막판 세대별 투표 참여율이 승부를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