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60세이상 유권자 팽팽…2030 청년층 선택에 달렸다
‘진보성향’ 4050세대·‘보수성향’ 60세, 유권자 비중 비슷
4년 전 투표자 비중, 60세이상 40% 넘자 보수진영 압승
전통적 진보지지층인 ‘2030청년층’에선 남성 이탈 고착화
“거대양당, 청년층 외면 … 2030 심판투표 나설 가능성”
빠른 고령화는 유권자의 고령화로 이어지면서 보수진영에 유리한 ‘세대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진보진영 지지층이 많은 4050세대와 보수진영 지지세가 강한 60세이상의 유권자 비중이 비슷해졌고 투표자 비중에서는 역전되면서 60세 이상의 영향력이 강해지고 있다.
특히 진보진영 전통적 지지세대였던 2030 청년층 중 남성들이 대거 진보진영에 비판적인 쪽으로 고착되면서 보수진영이 결집할 경우엔 ‘진보진영의 압승’ 전망이 크게 흔들릴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올 6.3 지방선거에 참여할 유권자 중 60세 이상의 고령층이 34.1%로 4년 전의 30.3%에서 3.8%p 상승했다. 그사이 4050세대 비중은 38.1%에서 36.2%로 2.1%p 하락했다.
보수성향이 상대적으로 강해 국민의힘 지지층이 많은 60세 이상의 유권자 비중은 빠른 증가추세를 이어가고 있다. 2010년 5회 지방선거때는 19.4%에 그쳤지만 2014년 6회 때는 21.9%, 2018년 7회 때는 25.6%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반면 진보진영의 주요 표밭인 4050세대의 유권자 비중은 줄어드는 모습이다. 2010년 41.9%에서 2014년 41.3%, 2018년 40.0%로 빠르게 내려 앉았다.
여기에 투표율 차이까지 고려한 투표자 비율을 보면 보수세대의 영향력이 빠르게 강화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투표자 중 60세이상 비율은 2010년 24.7%에서 2014년 27.1%, 2018년 29.6%로 늘더니 2022년엔 40.3%로 뛰어올랐다. 4050세대 비율은 같은 기간에 42.7%, 41.8%, 40.2%, 36.0%로 줄었다.
민주당이 완패했던 4년 전(국민의힘 12석 대 민주당 5석)에 60세이상의 투표자 비중이 40%를 넘어섰던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윤석열정부 출범 직후에 치러진 탓에 진보진영이 대거 투표에 참여하지 않은 영향으로 4050세대의 비중이 36.0%로 추락했다. 당시 전체 투표율은 50.9%에 머물렀다. 윤 전 대통령 지지율이 50% 안팎으로 집권초반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낮은 수준이었지만 진보진영 투표포기 현상으로 국민의힘의 압승이 가능했다.
반대로 민주당이 압승했던 2018년 지방선거 때(민주당 14석, 자유한국당 2석, 무소속 1석)는 전체 투표율이 60.2%였고 4050세대의 투표자 중 비중이 60세 이상에 비해 10%p 이상 높았다. 당시는 문재인정부 출범 직후였고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은 70%를 웃돌았다.
진보진영에 비해 보수진영의 압승 조건이 훨씬 덜 까다롭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보수결집이 강하게 이뤄질 경우엔 박빙지역에서 의외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진보진영은 이미 강하게 결집된 상태로 보수진영 결집 강도가 승패를 좌우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다른 강력한 변수는 2030 청년세대의 움직임이다. 진보진영이 세대투표에서 불리해진 것은 문재인정부 이후 2030 청년 남성들이 이탈한 영향이 크다. 18세 또는 19세 이상부터 39세까지의 2030 청년세대는 전통적으로 진보진영에 우호적이었다. 하지만 문재인정부를 거치면서 청년 남성들이 ‘반진보’ 성향을 보이기 시작했고 현재는 굳어진 상황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이후에 실시한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보면 20대(18~29세)는 민주당에 51.0%, 국민의힘에 46.3%를 찍어줬고 30대는 민주당에 48.5%, 국민의힘에 49.6%를 지원했다. 성별로 따져보면 20대와 30대 남성의 경우엔 민주당 지지표가 각각 32.9%, 39.6%에 그쳤고 국민의힘 지지표는 65.1%, 58.2%에 달했다. 반면 여성은 민주당에 66.8%와 56.0%의 표를 밀어줬고 국민의힘 지지는 30.0%, 42.2%에 머물렀다. 2030 세대의 투표 성향만 따지면 어느 한쪽 진영에만 유리하다고 보긴 어렵다. 이러한 성향은 민주당이 ‘윤석열정부 심판론’으로 과반 의석을 확보했던 지난 총선(2024년)이나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치러진 대선(2025년)에서도 강도가 다소 약화되기는 했지만 나타났다.
그럼에도 압승을 예상하고 있던 민주당은 눈에 띄는 ‘청년공약’을 내놓지 않는 등 청년을 외면하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민주당, 국민의힘 등의 청년공약을 분석하면서 “청년 정책을 별도 또는 주요 항목으로 다루고 있지만 현재 청년들이 겪는 구조적 문제의 복합성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특히 민주당은 가장 넓은 범위의 패키지 정책을 내놓았지만 청년 정책의 선명성과 직접성은 다소 취약했다”고 했다.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경우 청년들의 정신건강, 부채, 학비, 불안정 노동에 대한 통합설계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문재인정부 이후 공정 논란 등으로 청년 남성들이 이탈한 이후 민주당은 이들을 다소 흡수하기 위한 노력이 사실상 부재했다”며 “기존 지지층 결집에만 주력해 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대투표를 고려한다면 청년층이 민주당에 대한 분노, 심판 투표를 위해 투표장에 나오는 등 투표율이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결국 “현재 민주당이 고전 중인 서울·전북을 포함한 광역·기초단체 선거의 공통점이 바로 청년층에서 고전하는 지역들”도 분석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