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공방…지선판 흔드는 ‘5.18 프레임’
여, ‘5.18 조롱 처벌법’ 입법 추진 … ‘계엄 청산’ 프레임으로 지지층 결집 총력
야 “공소취소 특검 국면 덮으려 기업 몰아세워” … 과도한 옹호에 역효과 우려도
6.3 지방선거가 임박한 가운데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정치권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폭력 희생자 모욕 행위에 대한 강력한 응징을 언급하자 여당은 ‘5.18 조롱·희화화 처벌법’ 발의로 화답하며 ‘계엄 청산’ 프레임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이 ‘이재명 공소취소 특검’ 국면을 전환하기 위해 정략적으로 기업을 몰아세우고 있다며 “지방선거용 인민재판”이라며 강력 비판하고 있다. 여야의 스타벅스 사태를 향한 비판과 옹호는 단순한 기업 때리기를 넘어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포섭을 노린 고도의 표 득실 계산으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26일 국회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스타벅스 논란이 불거진 직후 5.18 민주화운동 희생 영령에 대한 조롱과 모욕, 희화화 행위를 처벌하는 내용의 5.18 특별법 개정안을 3건 연달아 발의했다. 현행법은 ‘허위 사실 유포’를 통한 명예훼손만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나 개정안은 스타벅스 사태처럼 풍자나 마케팅을 빙자해 민주화운동의 가치를 훼손하고 유족들에게 모멸감을 주는 행위까지 처벌 범위를 대폭 넓혔다.
정청래 민주당 총괄 상임선대위원장은 22일 개정안을 직접 발의했다며 “6월 3일 지방선거 이후 즉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윤석열정부에서 거부권(재의요구권) 행사로 폐기됐던 ‘반인권적 국가범죄 공소시효 배제 법안’에 대한 입법 추진 의지도 확인했다. 정 위원장은 “이재명 대통령께서 국가폭력에 대한 소멸시효는 없애고 끝까지 추적해서 처벌하자는 취지의 강력한 말씀이 있었다”면서 “이것도 충분하게 검토하고 당정청이 조율해서 조만간 처리하겠다”고 말했다.
여당이 이 법안들에 대한 입법 의지를 강조하는 데는 지방선거를 겨냥한 선거공학적 셈법이 깔려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스타벅스 마케팅에 사용된 ‘탱크데이’, ‘책상에 탁!’ 등 계엄군 무력 진압과 과거 권위주의 정권의 국가폭력을 연상시키는 문구들이 공분을 사는 상황에서 ‘계엄 청산’ 프레임을 전면에 내세워 전통적 지지층을 결집하고 중도층의 표심을 견인하겠다는 의도다.
국민의힘을 비롯한 야권은 여당의 이 같은 움직임을 선거용 ‘국면 전환 카드’로 규정하고 대응하고 있다. 최근 여당이 ‘이재명 공소취소 특검’ 이슈를 덮고, 시선을 돌리기 위해 스타벅스 사태를 과도하게 키우고 있다는 주장이다.
25일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여당의 스타벅스 총공세에 대해 “이재명 재판취소 특검에 분노한 민심을 스타벅스로 돌리려 하고 있다”며 “지방선거용 인민재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정부여당이 불매 운동과 법안 발의를 선거용 이벤트로 소비하고 있으며 선거가 끝나면 동력을 잃을 정략적 공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최수진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26일 논평을 통해 “지금 이재명 대통령과 여당이 보여주는 모습은 원칙 있는 대응이 아니라 뻔뻔한 ‘선택적 분노’에 가깝다”면서 “과거 5.18 전야제 당시 유흥주점 논란으로 비판받았던 우상호 후보, 송영길 후보, 김민석 총리부터 같은 기준이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맞받았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지도부의 무리한 스타벅스 옹호 행보가 오히려 중도층의 반감을 사고 극우 이미지를 강화하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내 소신파로 분류되는 김용태 의원은 26일 오전 KBS 라디오 ‘전격시사’에서 정부와 여당의 과도한 공세를 비판함과 동시에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스타벅스 두둔 행보에도 쓴소리를 냈다.
김 의원은 “저희 국민의힘 안에서도 반대로 스타벅스 커피 인증 릴레이 같은 것들이 있는데 그것도 좋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면서 “중도층 시민들이 봤을 때 정부나 민주당이 스타벅스 코리아를 대하는 태도도 별로 좋게 보지 않지만, 반대로 지금 스타벅스 커피 릴레이를 하는 걸 봤을 때도 ‘과연 정치권이 뭐 하는 것인가’라는 생각을 하실 것”이라고 꼬집었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