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270억 환급 뒤 세금소송 승소
고려아연이 270억원대 세금을 환급받은 이후 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받자 낸 소송에서 법원이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줬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합의8부(양순주 부장판사)는 지난 13일 비철금속 제조업체 고려아연이 강남세무서장을 상대로 제기한 법인세 경정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2021년 고려아연은 2018~2020 사업연도 미환류소득세 관련 법인세 270억원 환급을 요구하는 경정청구를 했고, 세무당국은 이를 받아들였다. 미환류소득세는 기업 이익을 투자·배당 등에 사용하지 않고 사내에 유보할 경우 추가로 부과되는 세금이다.
그러나 이후 국세청 세무조사 과정에서 해외법인 구매대행 수수료 누락 등이 확인되자 강남세무서는 2022년 4월 175억원(가산세 포함)의 법인세를 추가 경정·고지했다.
고려아연은 “추가로 부과된 175억원보다 이미 환급받은 270억원이 더 큰 만큼 최종적으로 더 납부해야 할 세액은 없다”며 가산세 환급을 다시 요구했다. 조세심판원은 납부지연가산세 부분은 취소했지만, 과소신고가산세는 유지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미환류소득세 환급분까지 포함해 최종 세액을 계산해야 하는지였다. 세무당국은 일반 법인세와 미환류소득세는 별개의 과세체계라며 가산세 부과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미환류소득세와 일반 법인세를 합산해 최종 세액을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미환류소득세는 독립된 ‘소득’으로 보기 어렵고, 최초 법인세 신고 단계부터 두 세액을 합산해 산출세액을 계산하도록 규정돼 있다”며 “법인세 납세의무자가 과세표준을 과소신고했더라도 증액경정 결과 최종적으로 추가 납부세액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과소신고가산세를 부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이미 환급된 세액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추가로 납부해야 할 세액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