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의 전형별 합격기
실기 전형_경기대 스포츠과학부 최승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수시 실패 딛고 정시로 합격
최승우
어릴 때부터 농구를 즐겼던 승우씨는 중학교 스포츠클럽 활동을 통해 본격적으로 운동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진로의 전환점은 중3 때 참가한 서울 지역 농구대회였다. 체육중점학교인 송곡고의 체계적인 훈련 환경과 분위기에 매료된 승우씨는 체육중점고 진학을 결심했다.
고교 진학 후에는 수시 합격을 목표로 내신 관리에 힘쓰는 한편, 틈틈이 실기 준비도 병행했다. 한데 실기 시험 당일 예상치 못한 실수를 저지르며 발목을 잡혔다. 결국 수시 불합격 소식이 잇따랐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철저한 준비와 끈기로 두 번째 기회를 잡은 승우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정시 실기전형이 주력 전형이었나?
원래 수시 합격이 목표였어요. 입시를 빨리 끝내고 싶은 수험생의 마음은 모두 같으니까요. (웃음) 보통 체육중점학교 학생들은 실기와 공부 둘 중 하나에 주력하는데, 저는 학교 시험을 열심히 준비하는 쪽이었어요. 2학년 때까지는 운동에 큰 비중을 두지 않고 틈틈이 실기 종목을 연습하는 정도였죠. 그렇게 고3 1학기 기말고사까지 학업에 전념한 결과, 환산식에 따라 내신 등급 평균이 2등급대로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한국체대 등 서울 주요 대학의 수시에 도전했어요.
한데 실기 시험에서 너무 긴장한 나머지 평소 하지 않았던 실수를 했어요. 수시 낙방 소식을 연이어 접했을 때는 무척 힘들었지만, 정시가 남아 있어서 다시 마음을 굳게 다잡았어요. 평소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맞추기 위해 수능 공부를 꾸준히 해둔 것이 신의 한 수가 됐어요. 경기대 스포츠과학부는 정시에서 수능 60%, 실기 40%를 반영하는데, 수능에서 만족스러운 점수를 받아 편안한 마음으로 실기 준비에 매진할 수 있었죠. 실기 종목도 한국체대와 일부 겹쳐 긴장을 더는 데 큰 도움이 됐어요.
Q 실기 준비는 어떻게 했나?
내신 성적 관리가 우선이었기 때문에 고2 때까지 운동 방과 후 수업에 참여하지 않았어요. 정규 체육 수업과 기본 운동에만 집중했죠. 그러다 고3 1학기 기말고사가 끝난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실기 준비에 돌입해 실기 중심의 생활을 보냈어요.
대학마다 실기 시험 방식과 세부 종목이 달랐기 때문에 준비해야 할 양이 상당했는데요. 키가 커서 제자리멀리뛰기 기록은 꾸준히 만점이었는데, 메디신볼 던지기와 왕복달리기 종목에서는 약점을 보였어요. 학교 방과 후 보강 운동에 꾸준히 참여해 체육 선생님의 전문적인 피드백을 받고, 훈련을 거듭하며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개선해나갔죠. 정시를 준비할 때는 수시 때 다져진 기본 실력을 바탕으로 매일 3~4시간씩 훈련을 이어갔어요. 새로운 것을 하기보다는 부상 방지를 위해 컨디션을 점검하고, 안정적인 기록을 유지하는 데 집중한 것이 도움이 됐어요.
Q 수능 공부는 어떻게 했나?
체대를 준비한다고 해서 공부를 소홀히 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특히 한국체대와 단국대는 수시에 최저 기준을 적용해 내신 공부와 함께 수능 공부를 꾸준히 이어가야 했어요. 덕분에 정시에서 큰 도움이 됐죠.
탐구 과목은 원래 <사회·문화>를 선택했는데 성적이 오르지 않아 <생활과 윤리>로 변경했어요. 9월 모의평가에서 2등급이 나오면서 자신감을 얻었고, 이후 기출문제와 <수능특강> <수능완성> 문제를 반복 분석한 덕에 수능에서는 1등급을 받을 수 있었어요. 오답 선지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사상가별 핵심 개념과 문장을 직접 노트에 정리했던 공부법이 주효했던 것 같아요.
영어는 고2 때 6~7등급이 나올 정도로 기본기가 부족했어요. 학원에 다니면서 오래 앉아 있는 습관부터 길렀죠. 매주 수업 2시간과 자습 2시간을 채워 공부하다 보니 점차 독해의 감을 잡을 수 있었어요. 매일 영어 듣기 연습과 단어 암기를 반복한 덕에 실제 시험에서도 흔들림 없이 안정적인 3등급을 받을 수 있었죠.
Q 실기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체대 입시를 준비하다 보면 짧은 기간 안에 실력이 확 느는 경우는 많지 않아요. 결과가 바로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조급해하지 말고, 자신만의 운동 습관을 묵묵히 유지해나가면서 끈기를 키우면 좋겠어요. 또 선호도 높은 대학일수록 내신과 수능 성적의 영향이 큰 만큼, 공부도 끝까지 놓지 말라고 당부하고 싶어요. 실제로 내신 관리나 수능 공부를 포기해 지원 가능한 대학의 폭이 좁아지는 친구들을 많이 봤거든요.
저 역시 수시 결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아 힘들었지만, 정시를 믿고 끝까지 버틴 것이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졌어요. 흔들리는 순간이 와도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자신을 믿으면 좋겠습니다.
TIP
약점 종목 집중 투자와 실전형 이미지 트레이닝 ‘중요’
체대 준비는 단기간에 실력을 키우는 게 아닌 반복 훈련을 통해 기록을 조금씩 끌어올리는 과정에 가깝다. 따라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부족한 종목에 시간을 집중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다만 자신 있는 종목이라고 해서 방심해선 안 된다. 평소 기록이 잘 나오는 종목도 꾸준히 실전 감각을 유지해야 현장에서 흔들리지 않는다. 특히 연습할 때 친구들과 장난스럽게 임하기보다, 실제 대학 고사장을 떠올리며 긴장감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 동선과 동작을 머릿속으로 그리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 실전에 대한 압박감을 극복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시험 당일 컨디션 관리와 실전 파울 주의
실기 시험은 당일의 몸과 정신 상태에 따라 기록의 편차가 커진다. 특히 원서 접수 순서에 따라 이른 아침 첫 조에 배정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만약을 대비해 아침 시간에 맞춰 몸을 깨우는 생활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실기 당일에는 무리한 훈련이나 평소 하지 않던 행동은 피하고, 익숙한 스트레칭과 가벼운 몸풀기로 안정적인 컨디션을 유지하자. 또한 20m 왕복달리기에서 부저를 누르지 않거나 메디신볼 던지기에서 선을 밟는 등, 사소한 실수로 파울을 받아 그동안 쌓아온 노력이 물거품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취재 김성미 리포터 grap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