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8000’에 ETF·펀드 공약 뜰까?

2026-05-27 13:00:30 게재

단체장·교육감 후보들 앞다퉈 공약

산업 육성, 청년 자산형성 등 목적

실현가능성 논란, 포퓰리즘 지적도

26일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하면서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제시한 금융 공약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국의 단체장·교육감 후보들이 청년·학생 등의 자산 형성과 지역산업 육성 등을 위한 펀드 조성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일부 공약에 대해선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거나 돈을 불려주겠다는 식의 선심성 공약이란 지적도 나온다.

섬으로 가는 투표함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7일 앞둔 27일 오전 인천 중구 인천항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옹진군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들이 백령도·덕적도 등 섬 지역 투표소에 보낼 투표함을 들고 여객선에 승선하고 있다. 인천 연합뉴스
경기 성남시장 선거에 출마한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6일 판교·분당 일대 혁신기업들을 기반으로 한 국내 최초의 ‘판교테크밸리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공약을 발표했다. 특정 산업에 편중된 기존 테마형 ETF와 달리 다양한 첨단산업을 하나의 포트폴리오에 담아 산업 간 시너지와 성장성을 추구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후보는 “판교 ETF를 통해 지역혁신 클러스터 자체가 하나의 투자 자산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새 모델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앞서 김 후보와 경쟁하는 신상진 국민의힘 성남시장 후보는 신생아에게 출생 직후 100만원을 지급하고 이를 ETF 등에 투자·운용한 뒤 만 18세 이후 처분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공약했다. 출생 단계부터 시민의 자산 형성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반도체 국가산단이 들어서는 용인에선 창업펀드 공약이 잇따라 나왔다. 현근택 민주당 용인시장 후보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미래산업 육성을 위한 ‘5000억원 규모 벤처 투자펀드 조성’을 공약했고 이상일 국민의힘 용인시장 후보는 미국 실리콘밸리와 같은 첨단산업 창업도시 육성을 목표로 ‘1조원 규모 실리콘 용인펀드’ 조성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부산에선 박형준 국민의힘 시장 후보의 ‘1억 자산형성’ 지원 공약을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본인 적립금(3000만원)과 부산시 매칭, 운용수익을 결합한 자기순환형 펀드를 통해 청년이 30살에 1억원의 자산을 형성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다. 이에 대해 전재수 민주당 후보는 최근 토론회에서 “연간 확보 가능한 재원이 900억원 정도인데 따져보니 전체 부산청년 79만여명 가운데 0.18%만 혜택받는 ‘로또’식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박 후보는 “25만원 기준이나 10만원, 30만원 낼 수도 있고 그에 따라 설계가 다르다”며 “부산시가 시드머니를 대면 금융기관의 투자 및 펀드 운영을 통해 수익이 나오는 구조”라고 반박했다. 이에 반해 전 후보는 ‘해양수도 부산’을 1순위 공약으로 내세웠는데 이에 필요한 재원을 동남투자공사 설립, 해양수도조성펀드 운영 등을 통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청년 자산형성에, 전 후보는 해양산업 육성에 ‘펀드’를 활용하는 셈이다.

이밖에 이원택 민주당 전북지사 후보는 전북미래성장펀드와 국민성장펀드를 결합한 ‘20조원 규모 메가펀드 조성’을, 허태정 민주당 대전시장 후보도 같은 방식의 ‘대전형 시민성장펀드 1조원 조성’을 각각 공약했다.

시·도 교육감 후보들도 각종 펀드 공약을 내놨다. 안민석 경기교육감 후보는 중학교 1학년 학생의 사회 첫출발을 지원하는 ‘씨앗교육펀드’ 조성을 공약했다. 중학교 1학년 때 100만원을 펀드로 지급하고 금융회사가 운영한 뒤 고3 때 찾는 방식이다.

또 정상신 대전교육감 후보는 고교 신입생 1만3075명에게 10만원 상당의 주식과 ETF 통장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했고, 김진균 충북교육감 후보는 중학교 입학생 전원에게 100만원 규모의 ‘AI 부트캠프 펀드’를 지급하고 고교 졸업 시 원금과 수익금을 돌려주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학생 펀드 조성은 국회에서 법 개정이 필요하고 서울시 등 지자체의 지원을 전제로 한 공약은 교육감 권한을 벗어난 것이어서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교육단체는 “참교육을 추구해야 할 교육감 후보들이 보수, 진보를 막론하고 표를 노린 선심성 공약을 남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곽태영 기자·전국종합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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