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법, 교회 지인 상대 의료재단 인수사기 실형

2026-05-27 14:59:53 게재

병원 운영 미끼로 1억3천만원 편취

법원 “신뢰관계 이용한 계획 범행”

의료재단 인수와 병원 운영을 미끼로 교회 지인들에게 1억3000만원을 받아 챙긴 의료재단 이사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법원은 피해자들과의 신뢰 관계를 이용한 계획적 사기 범행이라고 판단했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구지방법원 형사2단독 박경모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의료재단 이사장 도 모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도씨는 2021년 대구 수성구 한 커피숍 등에서 병원 설립을 추진하던 피해자 김 모씨와 손 모씨에게 “청도에 있는 의료법인을 인수해 병원을 운영할 수 있게 해주겠다”며 돈을 받아 챙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에 따르면 도씨는 “5000만원을 주면 의료법인을 인수해 김씨를 재단 이사로, 손씨를 행정실장으로 등재해주겠다”고 말해 같은 해 9~11월 사이 5000만원을 송금받았다. 이어 같은 해 12월에는 “기존 이사를 사임시키고 손씨를 이사로 등재하려면 1억원이 필요하다”며 추가로 5000만원을 받아냈고, 2022년 1월에는 “정신과 의사를 본인 명의 대출 조건으로 채용하기로 계약했다”며 계약금 명목으로 3000만원을 더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도씨는 재판에서 “의료법인 인수를 위해 돈을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자들을 기망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 판사는 “피고인은 피해자들로부터 지급받은 돈을 의료법인 인수 용도와 무관하게 자유롭게 사용했다”며 “병원 관계자를 소개하거나 계약서를 보여주는 방식으로 의료법인 인수가 가능한 것처럼 신뢰를 형성했다”고 판단했다.

이어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평소 교회에서 알고 지낸 피해자들의 신뢰를 이용해 장기간에 걸쳐 1억3000만원을 편취한 것”이라며 “피해자들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도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한편 도씨는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으며, 사건은 대구지법 형사항소1부에 배당됐다. 다만 항소심 기일은 아직 지정되지 않았다.

서원호 기자 os@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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