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로 멈춰선 서울시장 선거, 민심 향배는?
서소문 이어 수서 사고까지, 선거전 ‘올스톱’ ‘캠페인·여론조사’ 실종, 투표율 하락 우려
서소문 고가 붕괴사고로 서울시장 선거가 멈춰섰다. 후보들이 선거운동 잠정 중단을 선언하면서 가장 뜨거워야 할 선거 막판이 잠잠해졌다.
28일 내일신문 취재에 따르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생한 대형 사고 여파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공개 일정을 취소하거나 축소하고 사고 수습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정 후보 측은 “사고 수습이 최우선”이라며 선거운동 잠정 중단 방침을 밝혔다. 정 후보는 “지금은 무엇보다 빠른 인명 구조와 사고 수습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오 후보 역시 유세 일정을 중단한 채 현장 대응에 집중했다. 오 후보는 “서울시와 관계 당국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구호 조치에 총력을 다해달라”며 “경위를 철저히 파악하고 수습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고가 선거 막판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안전 이슈가 부각되면서 남은 TV 토론과 부동층 표심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28일부터는 여론조사 공표도 금지된다. 선거운동도 멈추고, 후보들의 거리 유세 모습도 사라지고, 여론조사 결과도 공개되지 않는 이른바 ‘3무(無) 기간’에 접어든 셈이다. 선거 막판 유권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선거 열기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속타는 구청장 후보들 = 여·야 모두 구청장 후보들은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서울시장 후보와 함께 하는 동반 유세를 통해 막판 바람몰이를 해야 하지만 사실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특히 접전지역이나 박빙 승부가 예상되는 지역일수록 시장 후보와의 합동 유세 효과는 크다.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구청장 후보 입장에서는 시장 후보와 함께 유권자 관심과 주목을 끌 수 있는 기회였지만 이번 사고로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서소문 고가 붕괴로 중단됐던 서울시장 선거전은 지난 27일 발생한 강남구 수서동 사고까지 겹치며 더욱 침체되는 분위기다.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중대 사고가 잇달아 일어나면서 정치권 전반에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형성됐고 선거전 역시 활기를 되찾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남은 변수로 TV 토론을 꼽는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총 네차례 토론이 실시되지만 후보들이 함께 출연하는 토론은 28일 선관위가 주관하는 TV 토론이 유일하다. 그러나 이마저도 방송 시간대는 오후 11시다. 시청률이 낮을 수밖에 없는 시간대다.
이 때문에 투표율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선거운동 열기를 통해 지지층은 물론 중도층 유권자들까지 투표장으로 끌어내야 하는데 막판 선거운동 중단으로 선거 자체에 대한 관심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투표 독려 활동에 힘을 쏟고 있는 배경이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어느 후보를 지지하느냐를 넘어 투표에 참여하는 것 자체가 민주주의를 보다 강화하고 튼튼하게 만드는 힘”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선거전이 멈춘 탓에 유권자 관심이 떨어지면 충분한 검증을 할 수 없어 이른바 ‘줄투표’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며 “지방자치의 발전, 지방정치의 견제와 균형을 위해 시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