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지 무허가 ‘무료 쉼터’ 벌금형 확정
2심 “산지관리법상 허가 필요”
대법, 벌금 500만원 원심 유지
‘무료 쉼터를 조성하려 했다’고 주장하며 행정관청의 허가 없이 숲에 평상과 옹벽, 조경석을 설치하고 원상복구 명령을 거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수목원 운용자에 대해 대법원이 벌금형을 확정했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최근 산지관리법 위반,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는 2022년 6월경 경기도 김포시의 한 임야에 허가 없이 평상시설물 3개소를 설치해 산지를 전용하고, 시청으로부터 두 차례의 원상복구 명령과 촉구를 받았음에도 1년 넘게 이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평상을 설치한 이유에 대해 ‘내가 조성한 수목원 근처 숲이 모양도 좋고 주변에 아이 키우는 부모들도 많으니 무상으로 쓸 수 있는 쉼터를 만들고자 했다’는 취지로 경찰조사 과정에서 진술했다.
또한 A씨는 2021년 말 김포시 소유의 녹지에 허가 없이 20㎡ 규모의 보강토 옹벽을 설치했으며, 2023년 10월에는 또 다른 시 소유 녹지에 50㎡ 규모의 조경석을 무단 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달 공원 경계부에 설치된 시청 소유의 메쉬형 펜스 52를 무단으로 철거해 훼손한 혐의도 함께 받았다.
1·2심은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A씨는 평상 설치가 국토계획법 시행령상 ‘허가받지 않아도 되는 경미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2심은 “산지관리법은 보호 대상을 산지로 특정하고 있어서 국토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국토계획법과는 입법목적을 달리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는 보강토 옹벽과 조경석 설치는 담당 공무원과 협의를 거쳤고, 경관녹지를 보기 좋게 가꾼 것으로 위법하지 않다는 취지로도 주장했다.
그러나 2심은 담당 공무원과 협의했다는 증거가 없고, 미관상 이유 등은 공소사실 성립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펜스의 경우 자기 토지에 외부인이 주차하는 것을 막고자 민원을 제기해 설치한 것으로 문제가 해결돼 시청에 철거를 요청했는데 이뤄지지 않아 자비로 철거했다고 주장했지만 2심은 “펜스 설치 목적이나 시청 철거 예정 여부와 피고인 행위의 위법성은 무관하다”며 이 역시 받아들이지 않았다.
A씨가 판결에 불복했으나 대법원도 이런 판단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A씨가 상고심에 이르러서야 처음 제기한 ‘정당행위’ 주장에 대해 “항소심에서 다투지 않았던 내용을 새로 주장하는 것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될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