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부터 1년반 “경제대도약 골든타임” 이재명정책 쏟아낸다

2026-06-01 13:00:02 게재

지방선거 끝나면 내년 말까지 ‘선거 없는 1년반’

“이재명표 핵심정책 추진할 유일한 시기” 공감대

대외불확실성 여전하지만 AI선진국 도약할 기회

교육재정개혁·공공기관이전 등 ‘과감한 정책’ 예고

이재명정부가 출범 1주년을 지나며 대한민국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분수령을 맞고 있다.

2026년 6월 지방선거가 마무리되면 내년 말까지 약 1년 반 동안 전국 단위의 선거가 없는 ‘정치적 공백기’이자 ‘정책 집중기’가 도래한다.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이 시기를 이재명정부의 국정 동력을 극대화하고 체질 개혁을 완수할 ‘경제대도약 골든타임’으로 규정하고 있다. 선거 부담이 없는 유일한 시기에 그동안 수면 아래에서 다듬어온 과감하고 파격적인 구조개혁 카드를 일제히 쏟아내겠다는 구상이다.

1일 정부 고위관계자는 “6월 이후 내년 연말까지를 이재명정부가 국민과 함께 다양한 정책을 추진할 유일한 시기라는 공감대가 정부 안팎에 있다. 정부의 정책추진이 좀 더 미래지향적이고 과감해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얘기 나누는 재정경제부-기획예산처 장·차관 지난 4월 30일 국회에서 열린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재정경제부 이형일 1차관(왼쪽부터), 구윤철 부총리 겸 장관,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 임기근 차관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배재만 기자

◆“지금이 체질 개선 적기” = 국민주권정부 출범 1주년 직후인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재정경제부 확대간부회의 분위기는 이 같은 관가의 엄중한 국정인식을 명확히 보여줬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회의에서 “지난 1년간의 경제분야 성과 점검을 마무리한 지금, 6월 이후는 우리 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잠재성장률 반등의 기반을 마련할 ‘경제 대도약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하반기 경제성장전략 등을 계기로 재경부가 혁신·구조개혁의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가야 한다며 주요 간부들에게 철저한 준비를 당부했다.

대내외 경제 여건을 보더라도 향후 1년여가 도약이냐, 후퇴냐를 가르는 엄중한 시기다. 대외적으로는 중동전쟁 장기화로 인한 지정학적 리스크가 고조되면서 공급망 불안과 비상경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반면 반도체 호황을 계기로 수출과 경상수지는 연일 최고치를 쓰며 ‘구조적 호황’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대응해 재경부 경제분석과 등은 최근 동향을 종합 평가하며 비상체제를 가동 중이다.

정부는 글로벌 인공지능(AI) 패러다임 전환기인 지금이 대한민국이 AI 선진국으로 도약할 최적의 기회로 보고 있다. 관가 내부에서부터 강력한 AI 혁신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이유다. 재경부와 기획예산처는 자체 AI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단기집중반을 수료한 직원들의 AI 에이전트 프로젝트 시연회를 개최하는 등 공공 부문부터 디지털·AI 대전환을 선도하겠다는 구상을 구체화하고 있다.

◆교육재정 등 개혁 카운트다운 = 청와대와 총리실은 이 시기에 맞춰 각 부처의 핵심정책 조율을 끝내고 본격적인 발표를 준비 중이다. 재정경제부의 부동산세제 개편과 기획예산처의 교육재정 개혁, 국토교통부의 공공기관 추가 이전 등이 이미 알려진 정책 카드다.

기획처가 준비 중인 교육재정 개혁은 학령인구 급감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조원의 여유 자금이 쌓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손질하는 것이 골자다. 초·중등 교육에 묶여 있던 재원 칸막이를 허물어 대학 교육과 고등·평생교육, 첨단 AI 인재 양성 분야로 융통할 수 있도록 재정 구조를 대대적으로 개편하겠다는 내용이다. 교육계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지만, 국가 재정 효율화를 위해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이다. 세수호황에 따른 초과세수분을 과감하게 미래를 위해 투자하는 방안도 경제부처들이 고민하는 대목이다.

총리실과 국토교통부는 지방선거 직후 표심 논란에서 자유로워진 시점을 노려 수도권에 남아 있는 주요 공공기관과 국책은행 등의 지방 이전을 확정 짓는 ‘2차 공공기관 이전 로드맵’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이재명정부의 국토 균형발전 의지를 실현할 핵심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재정경제부 역시 세제제도 개편을 통해 경제 활력을 뒷받침한다. 세제실을 중심으로 부동산과 상속·증여 세제 현안에 대한 종합 대응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징벌적 과징금 제도 법제화’ 등 6월 이후 보다 과감한 정책드라이브를 준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국민 여론이 성패 가른다 = 하지만 정부의 이 같은 정책질주 예고를 두고 우려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게 정책드라이브를 걸 경우 개혁에 따른 부작용과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킬 수 있어서다.

교육재정 개혁은 시도 교육청과 교원 단체와의 정면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 공공기관 추가 이전 역시 해당기관 노조와 수도권의 반발을 불러올 수 있다. 현장과의 소통 없는 일방통행식 개혁은 갈등을 키우고 국정운영 자체를 상실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

문재인정부에서 공정거래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낸 지철호 법무법인 세종 고문은 “결국 개혁의 성패를 가르는 최종 열쇠는 정부 의지가 아닌 ‘국민 여론’에 있다”면서 “아무리 방향이 옳은 정책이라도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하면 표류할 수 있다. 국민과 함께 반발씩 걸어가겠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남은 1년 반 동안 정부에 필요한 것은 일방적인 속도전이 아니라, 여론과 소통하며 한 발씩 단계적으로 개혁의 기초를 쌓아나가려는 ‘국민주권정부’다운 자세라는 것이다.

성홍식 기자 ki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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