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선거 막판 기초의원 ‘나’번 띄우기
3인 이상 선거구 ‘복수당선’
기초의회 권력 주도권 확보
6.3 지방선거가 막바지로 향하면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기초의원 중대선거구 ‘나번’ 당선시키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대부분 기초의회 2인 선거구는 민주당과 국민의힘이 1석씩 나눠 갖기 때문에 3인 이상 선거구에서 누가 의석을 더 차지하느냐에 따라 기초의회 주도권을 갖게 된다. 거대 양당은 물론 개혁신당 진보당 등 제3 정당들도 기초의회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대선거구 선거전에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기도의 경우 4년 전보다 3인 이상 선거구가 7곳 늘어났다. 2인 선거구는 종전보다 8곳이 줄어든 79곳, 3인 선거구는 4곳이 늘어난 73곳이다. 4인 선거구는 2곳이 늘어난 7곳, 5인 선거구는 1곳이 늘어나 2곳이 됐다. 경기도의 경우 경기도의회가 의결 시한을 넘겨 선관위가 ‘기초의원 선거구(지역) 및 의원정수’를 의결했다. 경기도 외에도 전남광주특별자치시에 광역의원 중대선거구가 도입되는 등 4년 전에 비해 전국적으로 중대선거구가 소폭 증가했다.
이처럼 3인 이상 중대선거구가 늘어나면서 기초의회 주도권을 잡기 위한 여야의 경쟁도 치열해졌다. 민주당과 국민의힘은 우세지역을 중심으로 ‘가·나’번을 복수 공천해 ‘2명 동반 당선’을 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양당 모두 이름이 알려진 다선 의원을 ‘나’번, 정치 신인을 ‘가’번에 배치하는 전략을 활용한다.
나번 공천을 받은 후보들끼리 연대해 ‘나 벤져스’란 이름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기도 한다. 경기 안산시에선 최근 민주당 시의원 ‘1-나’번 후보들이 합동 출마선언을 했다. 3선에 도전하는 박영근 후보를 비롯해 최찬규·방운제·최진호 4명이 ‘1-나’ 후보 합동출정식을 가졌다. 국민의힘에선 강원 원주시의원 나번 후보인 심영미·원용대·라윤선 후보가 지난달 21일 시청 앞에서 ‘나-벤져스’ 합동 유세를 펼치며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했다.
여야 정당 지도부와 광역·기초단체장 후보들도 나번 후보들과 합동 유세를 펼치며 지지를 호소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사전투표일인 지난달 28일 안산시 상록수역을 찾아 김남국 안산갑 국회의원 후보와 천영미 안산시장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면서 “의회에서 다수당이 되려면 나번 후보들도 꼭 선택해 달라”고 강조했다. 추미애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는 지난달 26일 시흥시를 찾아 “나번 후보까지 반드시 당선시켜달라”며 “시흥에서 최고 득표율로 승리해 내란세력을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향자 국민의힘 경기지사 후보와 국민의힘 경기도당 인사들도 시·군 유세 현장에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2-나번 후보를 선택해 민주당의 폭주를 막아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진보당 등 제3정당들도 기초의회 진입에 주력하고 있다. 조국혁신당은 경기도와 광주 등 국회의원 재선거와 기초의원 선거에 출마한 지역에서 ‘기호 3번, 3표 더, 3배 크게’를 부각하는 ‘3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홍성규 진보당 경기지사 후보는 지난달 29일 부천시청역 유세에서 “2년 전 민주진보단일후보로 부천시의회에 진출한 이종문 진보당 후보의 재선을 위해 남은 선거기간 전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경기지역 한 기초단체장 후보캠프 관계자는 “기초의회에서 과반을 차지해야 의장단 구성, 조례·예산안 심사 등에서 주도권을 갖고 지방정부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며 “3인 이상 선거구에서 나번을 당선시키기 위한 전략적 선택이 중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