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높여라” 민·관 총력전

2026-06-01 13:00:11 게재

배달앱·로봇 캠페인 활용

생활공간으로 확장 시도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관리위원회와 지방정부는 물론 지역 주민들까지 투표참여 캠페인에 나서고 있다. 대통령선거나 국회의원선거에 비해 관심도가 낮은 지방선거 특성을 고려해 유권자의 생활 접점으로 홍보 무대를 넓히는 방식이다. 배달앱 할인쿠폰, 골목상권 투표 인증 할인, 사전투표소 현장 홍보, 축제·스포츠 행사 연계까지 등장했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보름여 앞둔 지난달 19일 서울 강남구 선거관리위원회가 도입한 자율주행 선거홍보로봇 ‘로보트(RoVOTE)’가 거리를 누비고 있다. 연합뉴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전투표와 직접 연결한 생활밀착형 캠페인이다. 광주시선관위는 공공배달앱 ‘땡겨요’와 협업해 투표참여 약속 캠페인을 진행 중이다. 사전투표 첫날인 지난달 29일부터 선거일인 3일까지 앱 이벤트 페이지에서 투표 참여를 약속하면 3000원 할인쿠폰을 발급하는 방식이다. 쿠폰은 사전투표일과 본투표일 등 날짜별로 1장씩 발급되며 광주 지역 등록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투표 독려와 지역 소비를 연결한 사례다.

경북 경산에서는 소상공인들이 직접 투표참여 인증 이벤트에 나섰다. 경산시소상공인연합회와 옥산동골목형상점가상인회 정평우방골목형상점가상인회는 지난달 29일부터 선거일인 3일까지 ‘2026 지방선거 투표참여 인증 이벤트’를 진행한다. 회원 업소와 골목형상점가 등 96곳이 참여했다. 유권자가 사전투표나 본투표에 참여한 뒤 투표 확인증 또는 투표소 앞 인증사진을 제시하면 결제금액의 5~10%를 할인하거나 음료 등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선거 홍보 방식도 현장형으로 바뀌고 있다. 서울 강남구에서는 선거홍보용 자율주행로봇 ‘로보트’가 테헤란로 일대와 사전투표소 주변에서 유권자를 만났다. 강남구선관위가 도입한 이 로봇은 도심 거리와 사전투표소 현장을 이동하며 투표 일정과 사전투표소, 후보자 공약 확인 방법을 안내한다. 로봇 몸체에 부착된 정보무늬(QR코드)를 통해 유권자가 현장에서 선거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부산시선관위는 지난달 10일 유권자의 날을 계기로 광안대교 국제걷기축제와 부산아이파크 축구단을 활용한 투표참여 홍보 캠페인을 벌였다. 걷기축제와 축구경기장처럼 유동인구가 몰리는 곳에서 지방선거 일정을 알리고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 선거 홍보가 행정기관 안내문이나 현수막 중심에서 축제·스포츠 현장으로 확장된 셈이다.

이 같은 캠페인은 지방선거의 구조적 한계를 반영한다.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등을 한꺼번에 뽑는 생활정치 선거다. 하지만 후보와 공약이 많아 유권자 관심이 분산되고 중앙정치 이슈에 가려 지역 의제가 충분히 부각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민·관이 투표참여 캠페인을 생활공간으로 확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특히 이번 캠페인은 단순한 투표 독려를 넘어 지역경제와 결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선관위는 선거 정보를 전달하고 지방정부와 상권은 할인·쿠폰·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를 통해 참여 유인을 만드는 구조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투표가 일상 소비와 연결되고 상권 입장에서는 선거일 유동인구를 매출로 이어갈 수 있다.

다만 투표 인증 행사는 선거법 위반 소지가 없도록 관리가 필요하다. 투표소 밖 인증사진이나 투표 확인증 활용은 가능하지만 투표소 안 촬영이나 기표지 촬영은 금지된다. 선관위와 행사 주체들이 인증 방식과 안내 문구를 명확히 해야 하는 이유다.

한편 이번 선거 사전투표율은 지방선거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앙선관위 잠정 집계 결과 지난달 29~30일 사전투표에는 전체 유권자 4464만9908명 가운데 1049만8411명이 참여해 최종 투표율 23.51%를 기록했다.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사전투표율 20.62%보다 2.89%p 높은 수치다. 사전투표 열기가 본투표 참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신일 기자 ddhn21@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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