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선두 회계법인도 ‘품질관리 과제’ 여전
국내 1위 삼일, 빅4 제외 1위 대주회계법인 독립성 관리 등 지적받아
금융당국, 10개 회계법인 품질관리 감리 … 개선권고 사항 공개
국내 최대 회계법인인 삼일회계법인과 중견 회계법인 1위인 대주회계법인이 금융당국 품질관리 감리에서 독립성 관리, 감사시간 통제 등과 관련해 개선권고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품질관리 감리는 금융당국이 회계법인의 감사품질 관리체계가 적절하게 설계·운영되고 있는지 점검하는 것을 말한다. 개별 기업 감사의 적정성을 살피는 일반 감리와 달리 회계법인의 독립성 관리, 인력 운영, 감사시간 관리, 내부통제 등 품질관리 시스템 전반을 평가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가 회계법인의 품질관리 감리 개선권고 사항을 의결했다며 관련 내용을 1일 공개했다.
금융당국은 10개 회계법인에 대해 품질관리 감리를 진행했고 총 80건을 지적했다. 빅4 중에서는 삼일회계법인이 감리를 받았으며 4건의 지적을 받았다.
우선 품질관리 보상체계와 관련해 성과평가 결과에 따르지 않는 특별상여금을 지급하거나 성과급을 일부 임의로 변경한 사례가 확인됐다. 파트너 보상단계 P2·P3 직급으로 승진한 첫해 성과급을 일률적으로 지급하는 등 품질관리 보상체계 운영도 일부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감사인의 독립성과 관련한 지적도 나왔다. 감사계약 체결 이후 금지되는 비감사업무를 수행하거나 독립성 평가 과정에서 감사기간 중 수행한 비감사업무를 누락한 사례가 발견됐다. 감사팀 소속 회계사가 비감사업무팀에 참여해 업무를 제공하는 등 독립성 훼손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안전장치 운영도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적자원 부문에서는 감사시간 관리체계의 허점이 지적됐다. 일부 회계사들이 감사업무 검토·코칭 업무를 수행했다고 입력·승인한 시간이 실제 업무수행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사례가 확인됐다. 감사시간 입력과 승인에 대한 통제절차가 미흡하고, 외부 공시용 감사투입시간 집계 절차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평가됐다.
업무 수행 부문에서는 감사업무 프로그램인 ‘아우라(Aura)’와 감사 기초자료 입수 시스템인 ‘커넥트(Connect)’에 대해 감사업무팀원이 아닌 인원이 접근 승인 권한을 보유하는 등 정보접근 통제가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함께 중견회계법인 1위인 대주회계법인도 5개 분야에서 지적을 받았다. 대주회계법인은 삼일·삼정·안진·한영 등 이른바 ‘빅4’ 회계법인과 달리 글로벌 회계법인 네트워크에 소속되지 않은 국내 회계법인 가운데 최대 규모다.
금융당국이 공개한 개선권고사항에 따르면 회계사들이 주식 보유 등 재무적 이해관계가 발생하거나 회계법인 외부에서 별도의 직책을 맡는 경우 이를 내부 전산시스템에 신고해야 하지만, 일부 사례에서는 신고가 지연되거나 누락된 것으로 나타났다. 본인의 겸직사실(회계법인 외 고용관계)을 전산시스템에 입력하지 않은 사례도 확인됐다.
감사대상 회사의 종속회사 등 특수관계자 정보를 독립성 준수 대상 회사로 등록하는 과정에서도 일부 정보가 누락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계약 수임 절차 운영 미흡도 지적됐다. 일부 감사업무에서는 계약 전 위험평가서가 승인되기 전에 감사계약을 체결한 사례가 있었으며, 사업본부장이 자신이 작성한 위험평가서를 직접 승인한 경우도 확인됐다.
위험 재평가 과정에서 위험 수준을 낮게 조정하면서도 관련 사유와 판단 근거를 기재하지 않은 사례도 발견됐다.
감사업무 담당 임원의 보수체계 운영과 관련해서도 개선권고를 받았다. 내규상 감사업무 담당이사의 기본급은 직급별 기준에 따라 결정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로는 각 직급을 구분하는 구체적인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부 임원의 기본급은 내규상 급여 범위를 벗어나 사업본부 이사회 결정으로 책정된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당국은 “이번 개선권고사항 공개는 회계법인 품질관리 업무의 실질적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업 및 투자자 등이 감사인을 평가·선택하는데 유용한 정보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