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 발행 위축 속 CP·단기사채 증가…기업 조달 ‘단기화’

2026-06-02 13:00:01 게재

1~4월 일반회사채 발행 34.1% 감소

CP·단기사채, 각각 21.4%·58.6% 늘어

올해 들어 기업의 자금조달 방식이 단기화되는 흐름이 뚜렷해지고 있다. 일반회사채 발행은 큰 폭으로 감소한 가운데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6년 4월 중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실적’에 따르면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는 4조1740억원으로 전월(4조7810억원) 대비 6070억원(12.7%) 감소했다.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일반회사채 발행규모는 21조2452억원으로 전년 동기(32조2560억원) 대비 11조108억원(34.1%) 줄었다.

발행규모가 급감하면서 4월에는 3조4780억원이 순상환됐다. 올해 들어 4개월 연속 순상환이 이어진 것이다. 1~4월까지 순상환 규모는 8조6012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7조9260억원을 순발행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순상환은 새로 발행한 회사채보다 만기가 돌아와 상환한 금액이 더 많았다는 의미로,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을 통한 장기 자금조달을 줄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회사채 금리 상승으로 기업들의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진 데다 채권 시장이 우량채 중심으로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의 회사채 발행 여건은 악화되고 있다.

따라서 일부 기업들은 일반회사채 대신 CP와 단기사채 등 단기 조달 수단을 활용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AA-등급 회사채(무보증 3년물) 금리는 4월 한달 간 대체로 4%대를 유지했고 4월말에는 연 4.248%까지 상승했다. 올해 1~4월까지 AAA 등급 일반회사채 발행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8.9% 감소했다.

AA등급은 39.1%, A등급은 34.7%, BBB등급은 37.7% 줄어드는 등 감소 폭이 더 컸다.

금융채와 자산유동화증권(ABS)을 합친 전체 회사채 발행규모는 4월 중 22조2021억원으로 전월(19조5430억원) 대비 13.6% 증가했지만 1~4월 기간을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23.7% 감소했다.

반면 4월 중 CP와 단기사채 발행금액은 226조6038억원으로 전월(200조4738억원) 대비 26조1300억원(13%) 증가했다. CP는 20.5%, 단기사채는 10.8% 늘었다.

올해 1~4월까지 발행규모를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증가폭은 더 크다. 4개월간 CP와 단기사채 발행 규모는 741조3800억원으로 전년 동기(503조8708억원) 대비 237조5093억원(47.1%) 증가했다. CP는 21.4%, 단기사채는 58.6% 늘었다. 특히 카드사와 증권사의 단기사채 규모가 큰 폭으로 증가한 영향이 컸다. 금융회사들이 유동성 관리와 운전자금 확보를 위해 단기 조달을 확대하면서 전체 발행 증가세를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4월 말 CP 잔액은 246조9000억원으로 전년 동기(214조1000억원) 대비 32조8000억원(15.3%) 증가했다. 단기사채 잔액은 93조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69조3000억원) 대비 24조원(34.6%) 늘었다.

CP와 단기사채는 만기가 짧아 발행액보다 잔액이 시장 상황을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CP와 단기사채 잔액이 모두 증가한 것은 단기자금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 수요가 확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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