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 선전? 완패?…국힘, 6.3 이후 대혼돈 예고

2026-06-02 13:00:02 게재

접전지 싹쓸이하면 최대 9곳 승리 … 장동혁 지도부 ‘장수’ 예고

내부에선 “5곳 이기면 선전” … “서울·부산 뺏기면 지도부 책임”

최악 성적 내면 지도부 퇴진론 거세질 듯 … 한동훈 당락도 변수

6.3 선거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제1야당 국민의힘은 승리냐, 선전이냐, 완패냐의 갈림길에 서 있다. 기대한 만큼 승리하지 못할 경우 극심한 혼돈이 예고된다. 선거 결과를 놓고 장동혁 지도부와 비주류 사이의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정희용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경북과 대구 2곳을 우세 지역으로 꼽았다. 서울과 강원, 대전, 충남, 부산, 울산, 경남 7곳은 경합 지역으로 분류했다. 최대 9곳을 이길 수 있다고 본 것이다. 4년 전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은 12곳을 이겼다. 이번에 9곳을 이긴다면 4년 전보다는 부진한 성적이지만, 야당으로 입장이 바뀌어 치른 선거라는 점을 고려하면 “승리했다”고 평가할 만하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 ‘정권 견제’ 위한 투표 참여 호소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6·3 지방선거와 재보선 본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대국민 투표 참여 호소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황광모 기자

장동혁 대표도 지난 3월 “가장 격전지로 예상되는 서울과 부산 승리가 결국은 ‘이 정도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선거를 잘 치러냈다’고 평가받을 수 있는 기준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서울·부산과 함께 영남권을 사수하면 승리로 평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약 국민의힘이 승리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선거 이후 장동혁 지도부의 리더십은 한층 강화될 것이란 기대다. 장 대표는 새로 전당대회를 치러 임기를 2028년 23대 총선 이후로까지 늘릴 수도 있다.

다만 당내에서조차 “승리는 현실적으로 어렵고 선전은 가능하다”는 기대감이 엿보인다. 장 대표측 인사는 “영남권 4곳과 충남 등 5곳을 지키면 선방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속내를 내비쳤다. 이재명정부 임기 초에 치르는 지방선거인 만큼 “5곳만 지켜도 잘한 것”이란 주장이다. 문재인정부 임기 초에 치른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대구·경북 2곳을 사수하는 데 그쳤다. 장동혁 지도부는 이번 선거에서 5곳을 지켜내며 ‘선전’한다면 내년 8월까지인 장 대표 임기는 보장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동혁 지도부가 5곳 승리를 ‘선전’의 기준으로 내세운 데 대해 비주류는 동의하지 않는 분위기다. 이재명정부가 자초한 조작기소 특검법과 스타벅스 논란 등이 보수 결집을 초래하면서 그나마 전멸을 피한 것일 뿐, 그걸 장동혁 지도부의 공으로 볼 수 없다는 논리다. 더욱이 서울과 부산 등 승부처를 뺏긴다면 이는 장동혁 지도부가 선거 전에 초래한 ‘윤 어게인’ 논란 탓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장동혁 지도부가 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사퇴해야 한다는 주장을 쏟아낼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시나리오 가능성도 여전하다. 장동혁 지도부의 ‘선전’ 기준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를 받았을 경우다. 경북을 포함 1~3곳을 얻는 데 그친다면 완패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당 안팎에서 ‘장동혁 지도부 책임론’이 쏟아지면서 장 대표 사퇴를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장 대표가 사퇴를 거부한다면 다른 최고위원들에게 선택권이 넘어갈 것이다. 최고위는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4명이 사퇴하면 자동 해산된다. 만약 지도부가 붕괴되면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거나 8~9월 전당대회를 치를 수 있다. 앞서 비대위 체제가 대부분 “실패했다”는 평가가 다수인 만큼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자는 주장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당선 여부도 변수다. 부산 북갑에 출마한 한 후보가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당선된다면 친한계(한동훈)를 비롯한 비주류의 구심점으로 등장하면서 국민의힘 내홍이 재연될 수 있다. 특히 한 후보의 복당을 둘러싼 공방이 예상된다. 한 후보와 장 대표, 예비 당권주자들(오세훈 안철수 나경원 주호영 신동욱 등)은 ‘한동훈 복당’이란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전당대회를 앞두고 복당 논란이 벌어진다면 잠재적 당권 경쟁자인 한 후보의 복당을 반대하는 입장이 다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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