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법 위반 급증…선거 후 재선거 가능성
지난 선거보다 192건 증가, 돈 살포·후보 매수 여전
경북 177건·강원 172건·경남 163건 순으로 많아
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가운데 공직선거법 위반 건수가 1500여 건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돈 살포와 후보자 매수, 공무원 선거 개입 등 중대 선거 범죄가 줄지 않아 지방선거 이후 재선거가 예상된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와 관련된 선거법 위반 건수가 지난달 31일 기준 1482건으로 집계됐다. 이중 고발이 270건, 수사 의뢰가 73건, 경고 및 준수 촉구가 1139건이다. 2022년 지방선거에 비해 192건이 증가했다. 특히 당선 무효를 초래할 돈 살포와 후보자 매수, 공무원 선거 개입과 허위사실공표 등 중대 선거 범죄가 줄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경북이 177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강원(172건)과 경남(163건)이었다. 중앙선관위 관계자는 “당내 경선과 본 선거가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공직선거법 위반 사례가 증가했다”고 말했다.
선관위가 밝힌 중대 선거 범죄 사례로는 예비후보자가 당내 경선을 위해 불법 전화방을 설치하고, 선거 운동원에게 금품을 제공한 사건이 적발됐다. 또 같은 선거구 입후보 예정자의 불출마 대가로 금품을 제공하거나,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예비 후보자가 결선 진출자 지지 대가로 현금을 요구한 사례도 있었다. 공무원 선거 개입도 여전했다. 전직 공무원이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을 개설해 특정 입후보 예정자를 홍보하고, 지방 공무원이 해당 채팅방에서 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고발됐다.
선거법 위반 건수가 많은 경북에서도 돈 살포 사례가 적발됐다. 청도군선거관리위원회는 최근 청도군수 선거와 관련해 호별 방문을 통해 현금을 제공한 혐의로 60대 부부를 경찰에 고발했다. 선관위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달 24일부터 25일까지 주민 4명의 집을 직접 방문해 특정 후보 지지와 함께 현금을 전달했다가 긴급 체포됐다.
통합 단체장 선거가 처음 치러지는 전남·광주에서도 선거법 위반 건수가 적지 않았다. 전남·광주 선관위는 고발 56건과 수사 의뢰 7건, 경고와 준수 촉구 140건을 각각 적발했다.
이곳에서는 후보 간 고발도 많았다. 순천시장 선거에서는 관권 선거와 특정 후보의 재산 축소 신고 의혹이 불거져 고발이 이뤄졌다. 이에 반발한 특정 후보 측은 후보자 비방 및 명예 훼손 혐의 등으로 관련자 모두를 고발할 방침이다. 통합 교육감 선거에서도 후보자 비방과 관련된 고발이 이어졌다.
선거법 위반 제보도 있었다. 경남YMCA 등이 참여한 부정선거감시시민단체네트워크는 1일 경남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유권자 표심을 돈으로 사려는 금권 선거와 구태 정치 표본인 ‘유권자 수송’, 인공지능(AI) 딥페이크 영상 제작 및 유포 등에 대한 제보가 접수됐다”면서 “관련 제보를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고발해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돈 살포 등 중대 선거 범죄가 끊이질 않으면서 지방선거 이후 재선거 실시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경선과 본선이 치열해지면서 돈 살포와 후보자 매수, 후보 간 고소·고발이 많아졌다”면서 “지방선거 이후가 더 큰 문제”라고 걱정했다.
방국진 기자 kjba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