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스벅·대통령’ 선거 막판 변수 될까?

2026-06-02 13:00:02 게재

잇단 대형사고에 몸 낮춘 여야

스타벅스발 ‘이념 논쟁’ 쟁점화

전·현직 대통령들 행보에 논란도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막바지에 대형 안전사고가 잇따르면서 ‘안전’ 문제가 변수로 떠올랐다. 전·현직 대통령들의 행보를 두고 설전이 벌어지고 있고 스타벅스(스벅) 탱크데이 이벤트로 촉발된 정쟁도 선거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안전’과 ‘스벅’ 발 이념논쟁, ‘전·현직 대통령’들의 행보가 선거 막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대전 한화에어로 공장 폭발사고 현장 찾은 정청래 위원장 대전 한화에어로 공장 폭발사고 현장 찾은 정청래 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이 1일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을 찾아 폭발 사고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여야는 이날 사고 발생에 따라 예정된 유세 일정을 잠정 중단하거나 조정하기로 했다. 대전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지도부는 1일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사고와 청주 SK하이닉스 유독가스 누출 사고가 발생하자 공식 유세 일정을 즉시 취소하거나 자제했다. 서울 경기 등 광역단체장 후보들도 선거 로고송과 율동, 마이크 이용을 자제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유권자들을 만나는 방식으로 선거에 임했다.

장동혁 상임선대위원장,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사고 현장 방문 장동혁 상임선대위원장,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폭발 사고 현장 방문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대전 유성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을 방문해 사고 현장을 살펴본 뒤 브리핑하고 있다. 대전 연합뉴스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유세를 중단했고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도 조용한 유세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런 비통한 소식을 접하고 유세를 이어가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유세 중단의 이유를 밝혔다. 오 후보 캠프도 “오늘 유세에서 율동과 로고송을 전면 금지하고 차분하고 조용한 일정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앞서 서울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현장 붕괴사고에 이어 대형 안전사고가 이어지자 여야 모두 막판 표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몸을 낮추는 모양새다.

5.18 민주화운동을 조롱한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탱크데이’ 행사에 대한 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달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지만 비판여론은 더 커졌다. 5.18 단체를 비롯한 146개 시민단체는 전국적인 불매운동에 들어갔다. 당초 신세계그룹을 거세게 비판했던 민주당은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여론을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선거 이슈로 전면에 내세웠다. 장동혁 대표는 지난 주말 서울에서 ‘커피 한잔의 자유, 투표로 지키자’라고 적힌 팻말을 들고 ‘커피 한잔의 자유’라는 문구가 적힌 앞치마를 입고 유세에 나섰다. 정부와 여당이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데이’ 논란에 대해 비판을 가한 것을 문제 삼아 보수진영 결집을 노린 것으로 풀이된다.

선거가 목전에 다가오면서 그동안 공식석상에 나서지 않았던 이명박·박근혜 등 전직 대통령들이 선거전에 등판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1일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성동 서울숲을 찾아 오세훈 후보 지지를 호소했다. 전날에는 부산 해운대구 수영로교회에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와 함께 예배를 한 뒤 시민들에게 지지를 부탁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역시 부산과 대구를 연이어 방문, 국민의힘 후보들을 지원하고 나섰다.

이와 달리 문재인 전 대통령은 이번 선거에서 공식 외부활동은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지난달 29일 경남 양산에서 사전 투표를 마친 후 “반성하지 않는 내란세력을 심판하는 동시에 이재명 정부에 힘을 실어주는 선거가 됐으면 한다”고 민주당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민생·경제 점검 차원에서 부산 자갈치시장과 남항시장 등을 잇달아 방문했다. 지난달 31일엔 “주권자의 침묵과 투표 포기는 국민을 속이고 사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며 나와 가족의 삶을 망치는 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며 투표를 독려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대통령의 노골적인 선거개입이라며 반발했고 민주당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들의 행보에 “역사적 평가가 끝난 전직 대통령들을 다시 선거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전·현직 대통령들의 이 같은 행보에 정치권에선 ‘지지층 결집’과 상대 진영의 ‘역결집’을 초래할 것이라며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전·현직 대통령 등판으로 거대 양당 간 대결이 격화하면서 지역 일꾼을 뽑는 지방선거 본래 의미가 퇴색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기지역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선거 막판 전·현직 대통령까지 나서면서 거대 양당 대결구도가 강화되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강화하자는 지방선거 취지는 퇴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곽태영 기자 전국종합 tykwak@naeil.com

곽태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