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검찰, 보완수사권 확보 주력
법무부, 검찰 보완수사 우수사례집 잇따라 발간
대검, 올해 3~4월 보완수사 실시율 45.59% 제시
전국 고·지검장, 화상회의서 보완수사 필요성 공감
6.3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법무부와 검찰이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정부와 여당이 지방선거가 끝난 뒤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내놓기로 했기 때문이다.
2일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경찰이 송치한 사건 10건 중 4건 이상 검찰의 보완수사를 거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검찰청이 지난해 전국 6개 고검 산하 12개 검찰청 소속 검사의 보완수사 비율을 최초로 실증 조사한 결과 올해 3~4월 보완수사 실시율은 45.59%인 것으로 집계됐다.
두 달간 검찰이 처분한 전체 사건 5만5174건 중 2만5152건에 대해 보완수사를 실시한 것이다. 3월과 4월 보완수사 실시율은 각각 47.01%, 44.28%로 확인됐다.
보완수사 대상은 △특별사법경찰관 포함 사법경찰관 송치 사건 △불송치 후 이의신청 송치 사건 △불송치 후 검사 재수사 요청에 따른 재수사 후 송치 사건 가운데 조사 기간 내 처분 사건을 대상으로 했다.
대검은 전체 송치사건 처리 건수 중 ‘실질적 보완수사 실시 사건 수’ 확인을 위해 1건 처분 시 여러 보완수사 행위를 했더라도 1건에 대해 보완수사한 것으로 취합했다.
보완수사 방식은 △무고 인지 및 관련 인지(위증 포함) △피의자 및 참고인에 대한 조서 작성 △진술 청취·자료 분석 등 수사보고서 작성 △직접 영장 청구(통신·계좌·압수 및 체포·구속) △추징보전 직접 청구 △사실조회 △영상녹화 조사 △형사조정 의뢰 등이 있다.
대검이 매월 형사부 우수사례를 선정하는데 주로 직접 보완 수사로 성과를 낸 사건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검찰의 이런 적극적인 여론전은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필요성을 적극 홍보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의 보완수사요구 비율 역시 2023년 9.6%에서 2024년 9.8%, 2025년 10.7%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함께 법무부는 검찰의 보완수사 우수사례를 책자 형태로 잇따라 발간하면서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법무부는 전날 여성·아동·장애인 등을 대상으로 한 범죄의 진실을 규명한 검찰의 보완수사 우수사례 두 번째 사례집을 발간했다.
지난해 12월 첫 사례집 발간 이후 5개월 만이다. 44쪽 분량의 이번 사례집에는 사회적 공분을 일으켰던 주요 사건 20건이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친모 살인 고의를 규명한 생후 4개월 영아 ‘해든이’ 사건 △중증장애인 시설 ‘색동원’ 시설장의 장애인 학대 및 추가 강간 범행 사건 △세종시 여중생 집단성폭력 사건 △정명석(JMS) 교주의 여신도 상습 성폭행 사건 등이다.
이 사건들은 공통으로 피해자가 정확히 피해 진술을 하기 어려워 초기 수사 단계에서 혐의 입증이 어려웠다는 특징이 있다.
광주지검 장흥지청이 2024년 2월 기소한 ‘마을 주민 여성 지적장애인 집단 강간’ 사건도 한 사례다.
피해자는 50대 여성으로,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장애를 얻었다. 2022년 남편이 숨진 뒤 8년 동안 마을 주민인 남성들로부터 반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던 사실을 딸에게 알리며 수사로 이어졌다.
검찰은 피해자와 전문가 면담을 거친 후 진술의 일관성이 있다고 보고 피의자들 전원 소환 조사한 후 2024년 2월 7명을 기소했다. 이듬해 법원은 사망한 2명을 제외한 4명에게 징역 4년형을 선고했다.
법무부는 “검찰은 의사 표현이 서툰 아동과 지적장애인, 심리적 지배(가스라이팅)를 받는 성범죄 피해자들의 호소에 귀 기울이며 증거와 법리를 충실히 보강해 범죄 실체를 파헤쳤다”고 평가했다.
이번 사례집은 법무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국민 누구나 무료로 받아 볼 수 있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해 12월에도 검찰 보완 수사 우수사례집을 발간하고, 보완 수사 우수검사에게 표창을 수여했다. 사례집에는 검찰이 보완 수사를 통해 실체를 규명한 사례 77건이 소개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앞으로도 검찰은 1차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에 대한 적법절차 준수 여부를 철저히 점검하고, 증거 보완 역량을 극대화해 사법 정의를 바로 세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검찰개혁 관련 형사소송법 개정 논의를 앞두고 대검찰청이 전국 검사장 회의를 열어 보완수사의 필요성 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했다.
대검은 지난달 27~29일 3일간 전국 고검장·지검장들과 차례로 화상회의를 열고 의견을 청취했다.
회의에선 검사의 보완수사권 유지와 실효성 제고 방안 등에 대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또 수사·기소 분리에 의한 전건송치 재시행을 포함해 경찰을 통제할 장치 등에 대한 논의도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김선일 기자 si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