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1, 선 넘은 교육감 선명성 경쟁
동성애·박근혜·스타벅스·맞고발 … 선심성 공약은 엇비슷, 58명 후보 각축
전국 보수 성향 교육감 후보들이 갑자기 ‘동성애 교육 반대’를 내걸었다. 기독교계 등 보수층에 대한 ‘구애 경쟁’이다. 조전혁 후보가 서울퀴어문화축제 서울광장 개최 금지와 ‘퀴어 동성애 교육 반대’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서울 시내 곳곳에 내걸었다. 김영배 후보는 서울시교육청 기자단에 정견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동성애와 차별금지법에 왜 반대하는지 아이들을 제대로 가르쳐 훈육하겠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윤호상 후보는 “일부 단체의 표를 얻으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가 한 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동성애 교육에 반대한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내고 이튿날부터는 동성애 교육 반대 1인 시위에 나섰다. 강원도 신경호, 인천시 이대형, 충남도 이명수, 부산시 정승윤 후보들도 ‘동성애 퀴어교육 아웃, 전교조 아웃’이라는 글귀가 적힌 손팻말을 든 사진을 공개하며 ‘보수 연대’를 과시했다.
선명성 경쟁은 정치 이슈와 연결됐다.
조전혁 후보는 1일 이재명 대통령을 겨냥해 청와대 앞에서 ‘공소장 취소’가 적힌 종이를 찢었다. 정승윤 후보는 에스엔에스(SNS)에 ‘스타벅스의 5·18 탱크데이 논란은 문해력이 부족해 생긴 일’이라는 취지의 게시글과 함께 캠프 사무실을 배경으로 한 스타벅스 커피 사진을 올렸다. 윤호상 후보는 지난 31일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와 함께 찍은 사진을 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조전혁 후보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김상동 경북도교육감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난 사진을 공개했다.
진보 후보 간 선명성 경쟁도 비방과 고소고발로 이어졌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 후보 측은 한만중 후보가 선거 홍보물에 ‘민주진보 시민후보’라는 문구로 다른 지역 후보들과 연대하는 것처럼 표현해 유권자를 속이고 공직선거법을 위반했다며 고발한 한편, 한 후보 측은 정 후보가 선출된 단일화 경선 과정 자체가 불법이었다고 주장하며 맞고발로 대응했다. 전남·광주, 제주, 전북 등 전국 곳곳에서는 단일화 결과, 이해충돌 의혹, 금품 ·인사 거래 의혹 등을 둘러싼 후보 간 맞고발이 잇따랐다.
진흙탕 선거가 된 원인은 ‘깜깜이’ 선거 속성상 ‘구도 싸움’이 승패를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됐기 때문이다. 경선불복에 따라 후보들은 제각각 공식·비공식으로 ‘00 단일후보’라는 명칭을 쓰거나 이를 강조하고 있다.
정근식(2026서울민주진보교육감단일화 추진위 추대후보) 윤호상(서울좋은교육감후보추대시민회의 보수단일후보) 조전혁((전)2024년 서울특별시교육감보궐선거 통합대책위원회 중도·보수후보) 안민석(경기도교육감 민주진보 단일후보) 강삼영(강원민주진보교육감단일후보) 신경호(반전교조연대 단일후보) 이대형(인천교육감중도보수단일후보) 이병도(충남민주진보교육감추진위원회 선정후보) 송영기(좋은교육감만들기 경남시민연대 선출 민주진보후보) 장관호(민주진보교육감 전남광주통합공천위원회 단일후보) 등이 중앙선관위 공식 경력에 이를 표기하고 있다.
이념이나 정치적 쟁점보다 유권자들에게 직접 영향이 있는 공약을 꼼꼼이 살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수의 후보들이 △사교육비 부담 완화 △교권 회복 △AI 교육 강화 등을 내세웠다. ‘선심성’이란 비판에도 큰 흐름은 ‘무상·복지’가 확대될 전망이다.
정근식 후보는 △3~5세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 △학생 교통비 지원 △현장체험학습비 무상화 등을 약속했다. 윤호상 후보는 교육청이 우수 학원을 지정해 학원비를 직접 지원하는 ‘공립형 학원’ 도입을 공약했다. 한만중 후보는 서울교육청과 서울시가 중1부터 6년 동안 적립해 최대 400만원을 고교 졸업 때 돌려주겠다고 약속했다.
안민석(경기) 후보는 중학교 1학년에게 100만원씩 주는 ‘씨앗교육펀드’를 내걸었다. 임태희 후보는 △운전면허 취득비 지원 △각종 자격증 응시료 지원 △독감 예방접종 비용 지원으로 맞불을 놓았다.
신경호(강원) 후보는 1일 중학교 신입생에게 100만원을 지급하고 고교 입학부터 졸업까지 학생이 1만원을 내면 교육청이 5만원씩 매월 적립해 목돈을 만들어주겠다고 ‘깜짝’ 공약을 발표했다. 최광익(강원) 후보는 매달 20만원씩 사교육비를 보조해주는 공약을 내놨다.
송영기(경남) 후보는 중·고교생에게 매달 10만원씩 바우처를 지급하는 ‘학생교육기본수당’, 이정선(전남광주) 후보는 초·중·고교 학생에게 매달 10만원씩 주는 기본교육수당을 약속했다. 오석진(대전) 후보는 대전교육카드를 발급해 매달 30만원씩 주되 새 학기를 준비하는 1, 2월과 7, 8월은 50만원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구광렬(울산) 후보는 고3에게 100만원의 지역화폐, 류수노(서울) 후보는 청소년 1인당 100만원의 교육화폐 지급을 제시했다. 이남호(전북) 후보는 초1~고3 12년 동안 교육 예산을 투입해 5000만원 규모의 ‘우리아이 자립펀드’를 조성해주기로 했다.
임병구(인천), 진동규(대전), 정근식·김영배·홍제남(서울) 후보 등은 청소년 대중교통 무료화를 약속했고, 안민석(경기) 후보는 ‘버스비 0원’, 권순기(경남) 후보는 등하교 버스비 100원을 공약했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