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교육감 ‘우세’…진보 10 보수 6
‘교육=진보’ 흐름 이어가
지나친 정치색 ‘거부감’
6·3 지방선거 결과 전국 16개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10명, 보수 6명의 당선자가 나왔다. 2018년 선거에서는 14대3이었고 2022년에는 9대8이었다.
특히 서울은 2022년에 이어 시장이 보수 정당인 국민의힘 후보가 당선됐지만 유권자들은 아이들의 미래를 책임질 교육계는 진보 성향 후보를 선택하면서 10년 넘게 ‘진보 교육감’ 시대를 이어가게 됐다. 진보 후보 난립에도 불구하고 ‘교육=진보’라는 흐름을 다시 확인한 셈이다.
반면 세종 충북 대전 대구 경북 경남 등은 보수 후보들이 당선됐다. 세종은 최교진 교육부 장관이 사실상 지지한 후보가 오히려 낙선했다. 유권자들은 진보든 보수든 정치권이 지나치게 교육문제에 개입하는 데 거부감을 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조전혁, 부산 정승윤 등 ‘정치색’이 강한 보수 후보들이 연이어 고배를 든 요인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8명의 후보가 난립하며 전국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던 서울 지역에서는 진보 정근식 후보가 보수 조전혁 후보를 따돌리고 당선됐다. 진보 진영은 2014년 조희연 전 교육감 당선을 시작으로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5연승’을 이어갔다.
현역 보수 교육감과 진보 거물 정치인의 대결로 주목을 받았던 경기는 진보 안민석 후보가 보수 임태희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2022년 보수 임태희 후보에게 내준 자리를 4년 만에 되찾은 진보 진영은 2009년 김상곤 전 교육감부터 쌓아온 진보교육의 흐름을 다시 잇게 됐다.
인천은 현 진보 교육감인 도성훈 후보가 이대형 후보를 이겨 3선에 성공했다.
충남은 진보 이병도 후보가 보수 이병학 후보를 눌렀다.
초대 통합 교육감으로 주목받은 전남광주 지역은 일찌감치 김대중 후보가 당선을 확정지으며 민선 4기 전남교육감에 이어 초대 전남광주통합 교육감 자리에 올랐다.
전북 지역에서는 천호성 후보가 이남호 후보를 크게 앞섰다.
강원 지역에서는 진보 강삼영 후보가 현직 보수 교육감인 신경호 후보를 제치고 당선에 성공했다.
울산에서는 진보 조용식 후보가 당선됐다. 조 후보는 고 노옥희·천창수 교육감에 이어 진보 교육 진영의 바통을 이어받게 됐다.
부산은 김석준 후보가 당선됐다. 김 후보는 2014년 진보 단일 후보로 당선된 후 2선 연임에 성공했으나 2022년 선거에서 보수 하윤수 후보에게 패해 3선 도전에 실패했다. 김 후보는 하 전 교육감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당선 무효가 되면서 치러진 지난해 재선거에서 이어 이번 선거에서도 당선되면서 전국 최초 4선 교육감이 됐다.
제주에서도 진보 고의숙 후보가 현역 보수교육감인 김광수 후보를 누르고 당선을 확정지었다.
경남은 보수 권순기 후보가 당선됐다. 3선으로 물러나는 진보 박종훈 교육감에서 다시 보수 교육감 시대로 복귀했다. 진보 송영기 후보가 진보 후보 난립 속에서 치열한 접전을 벌여지만 고배를 마셨다.
충북은 현 보수 교육감인 윤건영 후보가 진보 김성근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3명 진보, 2명 보수 등 5명의 후보가 경쟁한 대전 지역은 보수 오석진 후보가 진보 성광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진보 후보 3명, 보수 후보 1명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세종에서는 보수 강미애 후보가 최교진 교육부 장관의 측근으로 불리는 임전수 후보를 누르며 당선을 확정지었다.
대구 강은희 보수 교육감도 대구 지역 최초 3선 교육감에 올랐다.
경북도 현 보수 교육감인 임종식 후보가 김상동 후보를 제치고 연임에 성공했다.
진보 교육감들은 ‘무상 교육 확대’와 ‘공교육 강화’ ‘입시 위주 교육탈피’ ‘사교육비 경감’ 등을 공약했다. 현 정부 교육정책과도 궤를 같이 한다는 점에서 초중고 교육과 대입제도 개편 등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교권 보호, 교직원 정치활동 보장 등 민감한 이슈에 대해서도 논의가 활발해질 가능성이 크다.
민주시민교육, 혁신학교, 학교인권조례 등에 대한 진보 목소리가 커지면서 보수 진영과는 갈등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교육세 개편 등 정부의 교육관련 예산 축소 등에 대해서는 교육계가 한 목소리로 반대하고 있어 정부와 마찰이 예상된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당선소감에서 “의무교육 개념의 적극적 재해석과 기본교육 개념의 도입이 기본 방향”이라며 “의무교육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고 더 나아가서 3~5세 단계의 유치원 교육 무상교육·기본교육이라는 개념을 적극적으로 설정해 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부의 지방교육재정교부금 구조 개편 시도에 대해서는 “더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을 명실상부한 교육 선진국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증액 요인들이 있다”며 반대했다.
차염진 기자 yjcha@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