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송영길 ‘부활’ vs 조국 ‘치명상’

2026-06-04 13:00:17 게재

추미애·오세훈 입지 다지고

김부겸·김경수는 낙마 고배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가 윤곽을 드러내면서 대선주자급 주자들의 명암도 확연히 갈렸다. 여의도 입성 또는 지자체장 출마 등 각기 다른 승부수를 던지며 생환에 성공한 잠룡들은 차기 레이스의 발판을 마련한 반면 낙선의 고배를 마신 후보들은 향후 정치적 입지에 타격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국민의힘 제명 이후 무소속으로 출마한 한동훈 전 대표는 격전지인 부산 북갑에서 최종 승리를 거머쥐었다. 한 전 대표는 원내 진입에 성공하면서 정치적 재기의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향후 야권 내 유력 대선주자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다지게 됐다. 제명의 위기를 지역구 정면돌파로 타개해 내며 단숨에 야권 및 보수 재편의 중심축으로 부상한 모습이다.

한동훈 “보수 재건” 무소속 한동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4일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확정된 후 지지자에게 인사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한 당선인은 당선 확정 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국민의힘 복당 의지를 재확인하며 “이번 선거 결과는 반드시 보수 재건을 해내라는 국민의 엄중한 명령이라고 생각한다”며 “보수 재건과 북구 발전, 그리고 무너진 대한민국의 균형추를 맞추는 일을 반드시 해내겠다”고 강조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를 통해 여의도 복귀를 노렸던 거물급 인사 중에서는 인천 연수갑에 출마한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눈에 띈다.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 무죄 확정 이후 정치적 고향인 인천에서 6선 고지에 오른 송 당선인은 중앙 정치 무대에 복귀하며 단숨에 당내 세력 균형을 뒤흔들 변수로 떠올랐다.

송 당선인은 오는 8월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현재 당권을 쥐고 있는 정청래 대표와 대척점을 형성하게 됐다. 송 당선인이 당내 새로운 구심점 역할을 자처할 것으로 보여 향후 민주당 내 주도권 권력 투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송 당선인은 4일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선거) 내용을 보면 우리가 쉽게 이길 수 있는 지역들을 악전고투하게 만든 것 같다”고 현 지도부에 대해 날을 세우며 “(이번 선거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가 다가오는 전당대회를 통해서 당심과 민심으로 표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수성 여부로 초미의 관심을 모은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명픽’ 정원오 후보를 누르는 이변을 창출했다. 사상 최초의 ‘5선 서울시장’에 성공한 오 시장은 보수 진영의 확실한 차기 대권 주자로 자리매감하게 됐다.

12·3 불법 계엄과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그리고 내란죄 1심 유죄 판결이라는 보수 진영 내 최악의 악재 속에서 중앙당과 거리를 둔 채 오 후보 자력으로 일군 승리인 만큼 정치적 입지가 더욱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도에서 승리를 거머쥔 추미애 민주당 당선인은 여권 내 차기 대권주자로서의 체급을 확실하게 증명해 냈다. 5선 국회의원과 당 대표, 법무부 장관을 지낸 추 당선인은 이번 당선으로 ‘여성 1호 광역단체장’이라는 역사적 고지를 밟게 됐다.

인구 1400만의 최대 지자체를 이끄는 거대한 행정 경험과 탄탄한 조직력을 동시에 확보하게 된 만큼 향후 여권 대권 레이스에서 가장 강력한 선두 주자 중 한 명으로 각인될 전망이다.

반면 사면·복권 이후 화려한 국회 재입성을 노리며 경기 평택을에 출마했던 조 국 조국혁신당 후보는 치열한 3파전 접전 끝에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려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선거 기간 내내 단일화 없이 김용남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여권 지지층을 두고 혈투를 벌인 끝에 공멸 양상을 보인 조 후보는 정치적 입지에 치명상을 입게 됐다.

선거 패배 인정하는 조국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4일 경기도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이번 패배로 조 후보 개인의 대권 가도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물론 향후 여권발 통합 논의에서의 주도권 상실과 조국혁신당의 독자 생존 전략 전반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여권 내 또 다른 거물급 잠룡으로 꼽히던 김부겸 민주당 후보의 낙마는 민주당에 아쉬움을 남겼다. 격전지인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며 여권의 외연 확장과 중도 통합을 이끌 적임자로 지지층의 기대와 희망을 모았던 김 후보는 본인의 대권 가도를 본격화할 승부처에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중도 소구력과 총리 출신의 경륜을 바탕으로 여권 내 유력한 차기 대안 세력으로 안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으나 대구시장 선거 낙선으로 이 구상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여권 세력의 적통 잠룡이자 부울경 맹주로서 정계 복귀를 노리던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사면 복권 이후 치르는 첫 복귀전이자 여권의 차기 대권 구도를 재편할 핵심 카드로 친문·친노 등 전통적 지지층의 전폭적인 기대를 모았던 김 후보는 선거 패배로 대권 복귀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지역 교두보 확보에 실패하면서 향후 대권 레이스 합류를 위한 정치적 동력과 명분을 확보하는 데도 제약이 따를 것으로 관측된다.

박소원 기자 hopepar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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