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정치지형’ 4년만에 역전됐다

2026-06-04 13:00:25 게재

민주당 vs 국민의힘 ‘5대 12’→‘12대 4’

여 ‘충청·부산’ 탈환, 야 ‘서울·대구’ 수성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호남과 경기·제주 5곳에서 승리했던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12곳을 확보했다. 반면 4년 전 12곳을 차지했던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서울·대구·경북·경남 4곳을 얻는 데 그쳤다. 4년 만에 광역단체장 지형이 정반대로 바뀐 것이다.

출근길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하는 추경호 6.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당선인이 4일 오전 대구 범어네거리에서 출근길 시민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있다. 대구 연합뉴스

4일 중앙선관위 개표 결과에 따르면 여야는 이번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힌 ‘서울·부산’에서 1곳씩을 차지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는 정원오 민주당 후보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개표 마지막까지 승부를 알 수 없는 초박빙 승부를 이어갔다. 정 후보가 개표 시작 후 줄곧 우위를 이어왔으나 개표율 93.90%를 넘기면서 오 후보가 처음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사실상 개표가 마무리된 오전 9시 30분쯤 0.5% 차이로 신승했다.

부산에선 전재수 민주당 후보가 3선에 도전한 박형준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8년만에 시장직을 탈환했다. 전 당선인은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오거돈 전 시장이 처음 민주당 후보로 당선된 이후 2번째다. 전 당선인은 4일 “변화를 선택한 시민의 뜻을 무겁게 받들고 시민이 원하는 시장이 되겠다”며 “말보다 성과와 결과로 증명해 보이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당초 수도권 싹쓸이 승리를 기대했던 민주당은 경기·인천 2곳만 차지했다. 경기지사 선거에서 당선된 추미애 민주당 후보는 헌정사상 최초의 여성 광역단체장이란 타이틀을 갖게 됐다. 6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이재명 대통령이 거쳐 간 경기지사 자리에 오르면서 차기 대권주자 반열에도 오르게 됐다. 추 후보의 당선으로 경기지사는 민주당이 3연속 승리를 이어가게 됐다. 인천에선 박찬대 민주당 후보가 현직 시장인 국민의힘 유정복 후보를 꺾고 당선됐다.

박 당선인은 4일 “시민 여러분께서 ‘위대한 인천’을 위한 결단을 내려주셨다”며 “정체를 넘어 성장으로 나아가라는 시민의 명령으로 새기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민주당은 수도권 싹쓸이엔 실패했지만 ‘충청권 4개 광역단체장’을 모두 탈환하는데 성공했다. 허태정 대전시장 후보와 조상호 세종시장 후보, 박수현 충남지사 후보, 신용한 충북지사 후보가 모두 당선을 확정지었다. 허태정 대전시장 당선인은 4년 만의 재대결 끝에 다시 대전시장으로 돌아오게 됐고 박수현 충남지사 당선인과 조상호 세종시장 당선인은 각각 2018년과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광역단체장 당내 경선에서 좌절했지만 재도전 끝에 이번에 당선됐다. 대전·충남·세종 3곳의 후보 간 격차는 지난해 대선 당시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득표율 격차보다 더 벌어졌다.

이밖에 우상호(강원지사) 민형배(전남광주특별시장) 이원택(전북지사) 위성곤(제주지사) 김상욱(울산시장) 후보도 민주당에 승리를 안겨줬다.

국민의힘에선 이철우 경북지사 후보가 3선 도전에 성공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빙의 승부를 예상됐던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김부겸 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추 후보는 당선이 확실시되자 “그동안 많은 성원과 지지도 보내주셨지만 따끔한 질책도 하셨다”며 “그 모든 것을 제가 가슴에 잘 담고 시민의 삶이 더 나아지고 대구 경제가 활성화되도록 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박완수 국민의힘 경남지사 후보도 김경수 민주당 후보와 개표 막판까지 경합을 벌인 끝에 4일 오전 9시 30분쯤 당선을 확정지었다.

이재명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첫 전국 단위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정권 심판론’을 내건 야당보다 ‘내란 세력 심판·정권 안정론’을 내세운 여당에 더 힘을 실어줬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상징성이 큰 서울과 보수 아성인 TK에서 또 다시 패배하면서 ‘압승’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이번 6.3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을 비롯해 시·도교육감, 기초단체장, 광역·기초의원(비례대표 포함) 등 모두 2349개 선거구(정수 4241명)에 7767명의 후보가 등록해 1.8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곽태영 기자 tykwak@naeil.com

곽태영 기자 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