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다시 0.6%차…최초 5선 서울시장 탄생
오세훈 개표 시작 후 13시간만에 대역전
여야 텃밭 무의미…민심, 기득권에 경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제 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누르고 민선 9기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오 후보의 이날 승리는 한편의 드라마였다. 개표가 시작된지 13시간 만인 4일 오전 7시 16분에 전세를 역전시켰다. 이후 격차를 계속 벌려나간 오 후보는 개표 초반 7~8%p까지 뒤지던 흐름에서 막판 0.6%p로 앞서는 결과를 만들었다.
오 시장의 0.6%p 차 승리는 이번이 두번째다. 그는 한명숙 민주당 후보와 대결했던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 후보를 0.6%p 차이로 신승을 거뒀다. 당시 표차는 2만6412표에 불과했다.
이번 승리로 오 후보는 최초의 5선 서울시장이라는 기록을 새우게 됐다. 대선 후 1년만에 치러진 지방선거, 대통령 지지율이 고공행진 중인 상황에서 역전 드라마를 써내면서 그간 추진하던 각종 서울시 사업과 정책들이 추진력을 얻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떨어진 강남 3구 지지율 = 오 시장이 당의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한채 개인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직에 올랐지만 이번 선거 저변에 깔린 민심은 ‘기득권에 대한 경고’라는 분석이 나온다.
자치구별 득표율에서 이같은 추세가 읽힌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오 시장은 강남에서 74%, 서초에서 72%의 몰표를 받았지만 이번엔 각각 65%, 64%로 9%p, 8%p씩 적은 득표를 거뒀다. 오 시장은 2022년 선거에서 서울 전체 425개 행정동에서 1위를 차지했고 17개 자치구에서 국민의힘 소속 구청장이 당선되는데 기여했지만 이번엔 정확히 17개 자치구에서 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당선됐다.
민심은 여당인 민주당에 대해서도 매서운 회초리를 들었다. 선거 초반 민주당과 정 후보 캠프는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 대선 뒤 1년밖에 되지 않은 선거 시점 등 유리한 요인을 많이 안고 있어 당선이 유력하다는 전망을 내놨다. 비록 정 후보는 “끝까지 박빙일 가능성이 높다 긴장을 늦출 수 없다”고 했지만 민주당과 캠프 주변에는 희망 섞인 기대가 많았다. 캠프 안팎에선 최대 10%, 적어도 5~8%p정도 격차가 유지되고 있다는 분석을 줄곧 내놨고 이는 그대로 선거 캠페인에 반영됐다. 당은 서울시장 선거보다 다른 경합지역들에 눈을 돌렸고 서울 자치구 곳곳에선 민주당이 선거운동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최종 집계가 나오려면 아직 시간이 남았지만 서울시의회 구성은 민주당 절대 우세로 뒤바뀔 공산이 크다. 오 후보 입장에선 또다시 시의회와 힘겨운 조율에 나서야 한다.
정치권 관계자는 “개인적으로는 당의 도움 없이 힘겨운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며 정치적 입지가 급상승했지만 대내외 여건은 전혀 수월하지 않다”며 “절윤 선언으로 중도층 마음을 얻은 것이 선거 승리에 보탬이 된 것으로 예측되는 만큼 낮은 자세로 시민 통합을 앞세운 시정을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제형 기자 brother@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