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지원’ 선택했지만 여당 ‘독주’엔 제동
민주당, 광역 12곳 승리…서울 탈환 실패
‘윤석열 절연’ 못한 국민의힘에겐 ‘낙제점’
이재명 대통령 취임 1년 만에 치른 6.3 지방선거와 재보궐선거에서 유권자는 더불어민주당의 독주에 제동을 걸었다. 이재명 대통령의 픽(pick)인 정원오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청와대 AI미래수석이었던 하정우 부산 북갑 후보를 낙선시키며 경고장을 보냈다. 그러면서도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한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엔 광역단체장 선거 ‘4대 12’와 한동훈 당선이라는 성적표로 낙제점을 주면서 ‘쇄신’을 요구했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6개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민주당은 12곳에서 당선자를 냈고 국민의힘은 경북 대구 경남 등 영남권 3곳과 서울에서 민주당 후보를 앞질렀다.
민주당 성적표는 8년 전 문재인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른 지방선거에서의 ‘14(민주당)대 2(국민의힘) 대 1(무소속)’과 비슷하지만 서울시장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압승’엔 실패한 것으로 평가된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를 앞세워 역사상 처음으로 보수의 심장인 대구시장 자리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가졌지만 유권자들은 보수의 자존심을 지켜줬다. 특히 울산과 부산은 민주당에 내줬지만 경남지사 자리를 수성하면서 보수의 견고한 방어막을 보여줬다.
서울에서도 보수 유권자들이 막판 결집으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를 적극 밀었다. 개표 막판까지 1%p 이내의 박빙승부를 펼쳤던 서울시장 선거에서는 강남 3구가 높은 투표율과 몰표로 오 후보의 신승을 만들어냈다.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안전 문제를 앞세워 ‘실용성’을 부각했지만 ‘부동산 문제’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이재명정부의 부동산 정책 변화에 따른 세금 증가 우려와 최근의 전월세 가격 급등 등이 겹치면서 악화된 강남 민심이 표심을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작기소 특검법 발의는 보수진영의 투표 의지를 강화시킨 재료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게다가 ‘작은 총선’으로 불린 재보궐선거 14곳에서 한동훈 무소속 후보와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에게 민주당 후보가 모두 패배한 대목은 민주당엔 뼈아픈 결과다. 106석까지 떨어진 국민의힘 의석은 110석으로 늘어나면서 개헌저지선을 강하게 지켜냈다.
물론 한 후보의 당선은 국민의힘 장동혁 지도부에 대한 보수 유권자의 불신으로 읽힌다.
김만흠 전 국회 입법조사처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거부한 장동혁 지도부와 국민의힘에 대한 평가가 근저에 깔려 있었지만 막판 보수진영의 결집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이 큰 효력을 보지 못했다”면서 “서울시장 선거와 경기 평택을, 부산 북갑 등의 재보궐선거 결과는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경고로 해석된다”고 했다. 이어 “구도는 민주당에 유리했지만 민주당이 내놓은 인물에서 함량미달인 경우가 나온 것은 안일하거나 오만했다는 증거”라고 지적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