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은 정당, 기초는 인물 '교차투표'…엇갈린 표심

2026-06-05 13:00:13 게재

수도권 개표결과 보니 줄투표 않고 인물비교

지방의회는 여당 강세

6.3 지방선거의 가장 큰 특징은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가 달랐다는 점이다.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지방의원까지 같은 당을 찍는 ‘줄투표’가 사라지고 서로 다른 정당 후보를 찍는 ‘교차투표’가 이뤄진 셈이다. 이를 두고 ‘정권 심판론’과 ‘생활밀착형 인물투표’가 선거마다 다르게 작동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추미애 경기지사 당선인. 사진 후보캠프 제공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의 경우 시장 선거에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정원오 민주당 후보를 1.02% 차이로 누르고 승리했다. 하지만 구청장과 서울시의회 선거에선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했다. 민주당은 구청장 선거에서 전체 25곳 가운데 17곳을 확보했고 서울시의회 지역구 선거에선 전체 103석 가운데 73석을 차지하며 국민의힘(구청장 8곳, 시의원 30석)을 압도했다. 특히 오세훈 후보가 앞선 강남 3구와 용산·광진·양천·영등포·동작·강동구·중구 등 10곳 가운데 영등포와 동작에서도 민주당 조유진·류삼영 후보가 승리했다. 서울 구청장 구도는 2022년 국민의힘 17곳, 민주당 8곳에서 민주당 17곳, 국민의힘 8곳으로 뒤바뀌었다.

경기지사 선거에선 추미애 민주당 후보가 55.04%를 얻어 양향자(39.37%) 국민의힘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추 후보는 전체 시·군 31곳 가운데 과천·여주·양평·가평 4곳을 제외한 27곳에서 양 후보에 앞섰다. 경기도의회 선거도 민주당이 전체 167명(지역구 146명, 비례 21명) 중 144명을 당선시키며 국민의힘(22명)과 조국혁신당(1명)을 압도했다.

하지만 시장·군수 선거에선 민주당이 19곳, 국민의힘이 12곳을 각각 차지했다. 당초 민주당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최대 25곳까지 승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소속 현역 기초단체장 다수에게 패배했다. 특히 민주당은 성남 용인 의왕 등 격전지와 도내 민주당 텃밭으로 불렸던 안산에서도 국민의힘 소속 현역 단체장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들 지역 모두 경기지사와 도의원 선거에선 민주당이 앞서거나 다수 의석을 점해 승리했다. 때문에 지역 정가에선 “이재명 대통령을 배출한 곳이고 국정 지지율도 높았지만 기초단체장 선거 결과를 보면 사실상 민주당 패배로 봐야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의 한 기초단체장 선거캠프 관계자는 “시장은 현역을 찍고 도지사·광역·기초의원은 민주당을 찍은 사람이 다수였다”며 “후보 공천부터 ‘명픽’에만 의존하며 후보의 경쟁력을 부각하거나 이대남(20대 남성)·노인 등을 공략하려는 노력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인천에서는 민주당이 11개 군수·구청장 가운데 8곳을 차지했지만 연수구는 이재호 국민의힘 후보가 지켰다. 연수구는 박찬대 인천시장 당선인의 정치적 기반이고, 같은 날 치러진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송영길 민주당 후보가 승리한 곳이다. 그럼에도 구청장 선거에서는 이 후보가 52.48%를 얻어 정지열 민주당 후보를 1만449표 차로 눌렀다. 교차투표가 확실하게 이뤄진 셈이다. 민주당 바람 속에서도 현직 구청장 평가와 지역 개발 이슈, 송도권 표심이 별도로 작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 정치권에선 기초·광역단체장 출신 대통령이 배출되면서 광역단체장 선거는 ‘정치 선거’, 기초단체장 선거는 지역 현안 중심의 ‘생활(정치) 선거’란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지역 한 여권 관계자는 “대통령 임기를 고려하면 이번 경기지사 등 광역단체장 선거는 차기 대선의 전초전 성격을 띠었다고 볼 수 있다”며 “반면 기초단체장 선거는 부동산, 산업단지 조성 등 지역 현안과 인물 경쟁력이 당락을 좌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태영·김신일·이제형 기자 tykwak@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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