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전자통신-에이비프로바이오 ‘80억 소송’ 합의
아이티엠반도체 주식 현물 양도 합의로 분쟁 종결
지니틱스 ‘인수 무산’… 서울전자, 항소심도 패소
시스템반도체 설계(팹리스) 전문기업 ‘지니틱스’의 경영권 매각 무산으로 촉발된 서울전자통신과 에이비프로바이오 간 80억원대 법적 분쟁이 2심 판결과 주식 현물 양도 합의를 통해 일단락됐다.
8일 자본시장업계에 따르면 서울전자통신은 지난 4일 공시를 통해 회사가 보유한 아이티엠반도체 보통주 42만9500여주(58억6800만원 상당)를 에이비프로바이오에 현물 양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전자통신측은 “이번 현물 양도는 현재 진행 중인 소송 사건의 종결 및 변제를 위한 상호 합의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측의 분쟁은 에이비프로바이오가 2022년 9월 코스닥 상장사 지니틱스의 지분 30.9%를 370억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지니틱스 최대주주였던 서울전자통신과 다른 주주들은 보유 주식을 매각하기로 했고, 에이비프로바이오는 계약금 74억원을 지급했다.
그러나 에이비프로바이오측 실사 과정에서 지니틱스가 대만 IT업체에 지급한 기술사용료와 관련해 장기간 원천세를 신고·납부하지 않았고, 관련 비용도 회계장부에 반영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에이비프로바이오는 금융당국 제재와 상장회사 재무제표 왜곡 문제 등을 우려해 감사인 의견서나 감독기관 확인서 등 구체적인 위험 해소 방안을 요구했다. 하지만 서울전자통신은 수정신고와 세금 납부를 했고, 문제는 매매대금 조정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라고 맞섰다.
이에 에이비프로바이오는 세무·회계상 위험이 계약 체결 당시 고지된 수준을 넘어선다며 계약금 반환과 위약벌 지급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1심에 이어 서울고등법원 민사14-3부(박재윤 부장판사)는 지난달 28일 에이비프로바이오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실사를 통해 확인된 재무적 왜곡과 제재 위험성이 매도인들이 사전 고지했던 내용을 양적·질적으로 현저히 초과하므로 명백한 진술·보증 조항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서울전자통신에 80억4000여만원, 개인 주주 2명에게 각각 57억8000만원, 9억6000여만원과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한 1심 판결을 유지했다.
서울전자통신 관계자는 “이번 합의로 에이비프로바이오가 나머지 채권 일체를 포기하기로 함에 따라 사건을 종결하기로 했다”며 “항소심 판결을 송달받는 대로 관련 사항을 공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