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위 참가자, 소지품 검사 강요에 몰카까지
잠실 개표소 시위, 변질양상
6.3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시위가 닷새째 계속되는 가운데 부정선거론자들의 도 넘는 행태와 일부 참가자의 ‘몰카’ 촬영 등으로 변질양상을 보였다.
9일 시위 현장에는 대형 성조기와 함께 ‘Stop the steal(표 도둑질을 멈추라)’ 등 부정선거 주장 단체가 즐겨 쓰는 구호·피켓이 등장했다. 한 참가자는 ‘MAGA’(마가·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 적힌 대형 피켓을 들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계엄은 정당했다’ ‘경찰 무력진압, 이재명 책임져라’ 따위의 문구를 적은 종이가 벽면에 붙었다.
앞서 8일엔 핸드볼경기장(개표소) 1-5 출입구로 이날 오전 핸드볼 여성 유소년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훈련기구를 꺼내러 왔다가 시위대에게 가로막혀 통사정하고 나오는 길에 소지품 검사까지 강요받는 일이 벌어졌다.
한 대만 외신기자는 생중계 과정에서 시위대에 둘러싸여 국적을 밝힐 것을 요구받았다.
시위대 일부는 현장에 배치된 경찰들을 향해 ‘가짜 경찰’ ‘중국 공안’이라고 주장하며 사진 촬영, SNS 게재, 신상털이, 폭력행사 등을 해 경찰이 자제를 당부하기에 나섰다. ‘재선거’ 구호를 스케치북에 적는 여성 참가자에게 ‘대진연(대학생진보연합)’ 아니냐며 욕설하는 중장년층을 경찰이 말리기도 했다.
파렴치한도 적발됐다. 이날 오후에는 한 남성이 현장에서 여성의 신체를 불법촬영하다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주말 시위 때만 해도 극우·음모론을 배척하며 ‘재선거’를 주장하던 분위기가 평일로 접어들면서 2030세대가 감소하자 극우·고령자 중심의 음모론과 계엄옹호 기류로 혼탁해진 모습이다.
이재걸 기자 claritas@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