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휴전’ 아닌 이란의 ‘핵포기’

2026-06-12 12:59:56 게재

미, 군사압박으로 합의 요구

이스라엘 요구 반영이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을 예고하면서 중동 정세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미국이 궁극적으로 노리는 목표는 이란 핵 프로그램의 근본적 해체에 있으며 이번 MOU는 첫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이란에 대해 경제제재와 외교적 압박을 병행해왔지만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 충돌 과정에서 미국은 이란 군사시설과 전략 인프라를 집중 타격하며 군사적 압박 수위를 크게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이 자신보다 더 합의를 원한다”고 언급한 것도 이러한 힘의 우위를 협상 자산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문제는 핵무기와 핵 프로그램 사이의 간극이다. 이란은 지금까지 핵무기 개발 의도는 부인하면서도 평화적 목적의 우라늄 농축 권리는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

반면 미국과 이스라엘은 핵무기 포기 선언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보면서 핵무기를 언제든 제조할 수 있는 기술적 능력 자체를 제거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최종 합의에 우라늄 농축시설 해체, 농축우라늄 제거, 미사일 생산 제한, 친이란 무장세력 지원 중단 등이 포함될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우라늄 농축시설 폐기는 이란이 수십 년 동안 국가적 자존심을 걸고 추진해 온 핵 프로그램의 근간을 포기하는 문제다. 향후 협상이 훨씬 복잡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레바논 헤즈볼라, 예멘 후티 반군,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 등 이른바 ‘저항의 축’에 대한 지원 중단 역시 이란의 중동 전략 전체를 재조정해야 하는 사안이다.

이번 MOU가 체결되더라도 가장 어려운 협상은 그 이후에 시작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휴전 연장과 해협 개방은 상대적으로 합의가 쉽지만 핵시설 처리와 역내 안보 질서 재편은 양측이 근본적으로 충돌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번 협상의 또 다른 특징은 미국이 중동 동맹국들의 이해관계를 동시에 조율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뿐 아니라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등 역내 주요 국가 정상들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향후 관전 포인트는 이란 최고지도부가 어느 수준까지 양보할 의향이 있느냐에 달려 있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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