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형차기구축함 한화오션으로…방사청 통보
현대중, 보안감점 걸려
방사청, 내달 최종 계약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건조 사업이 한화오션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11일 정부와 한화오션 HD현대중공업(현중) 등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은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 사업 제안서 평가를 마치고 이날 한화오션과 현중에 결과를 통보했다.
평가 결과 한화오션이 현중보다 0.58점 가량 높은 점수를 받았다. 현중은 기술점수에서 한화오션을 0.64점 앞섰지만 보안감점 1.2점을 넘어서지 못했다.
이번 평가에 앞서 방사청은 군사기밀 유출 혐의로 현중에 보안감점을 부여했고, 서울중앙지법은 5일 현중이 방사청을 상대로 낸 감점적용 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바 있다.
KDDX는 스텔스 기능을 갖춘 해군의 차세대 주력 함정이다. 방사청이 7조8000억원을 투입해 6000톤급 미니 이지스함 6척을 발주할 예정이다. 개념설계는 한화오션이, 기본설계는 현대중공업이 수행했다.
KDDX는 선체부터 각종 무기체계까지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이다. 선도함 건조를 맡은 업체가 차세대 구축함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가능성이 높아 한화오션과 현중이 치열하게 경쟁했다.
함정 건조는 1단계 개념설계, 2단계 기본설계, 3단계 상세설계·선도함 건조, 4단계 후속함 건조 순으로 진행한다. 그동안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는 기본설계를 수행한 업체와 ‘수의계약’도 할 수 있게 했다. 이번엔 현중의 ‘군사기밀보호법 위반’ 전력이 문제가 됐다.
당초 2023년 12월 기본설계 완료 후 2024년부터 상세설계·선도함 건조에 착수할 예정이었으나 두 업체 간 경쟁 과열로 방사청이 결론을 미뤘고 2년 가량 사업이 지연됐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방위사업추진위원회(방추위)가 경쟁입찰로 KDDX 상세설계 및 선도함 건조를 맡을 사업자를 선정하기로 결정하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현중은 임직원들이 KDDX 사업 관련 개념설계 등 군사기밀을 촬영해 유출한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보안감점 적용 대상이 됐다. 현중은 이 사건으로 9명이 기소돼 8명은 2022년 11월 판결이 확정됐고 나머지 1명은 2023년 12월 형이 확정됐다.
방사청은 당초 두 판결을 같은 사건으로 보고 2022년 11월을 기준으로 지난해 11월까지 3년간 보안감점을 적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이후 두 판결은 별개라고 입장을 바꿔 보안감점도 따로 적용키로 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까지는 기존 1.8점 감점을 적용했고 이후 올해 12월까지는 1.2점 감점을 적용한다. 현중은 방사청의 기준 변경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기각했다.
당시 현중 측 대리인은 “지금까지 입찰을 보면 1점 미만 점수 차로 결과가 갈렸고, 이번 연장 조처로 적용된 1.2점 감점에 따라 다른 업체가 반사 이익을 얻을 수 있다”며 “이에 따른 불이익은 국민 부담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화오션 측도 당시 “두 판결은 압수수색 과정에서 증거가 같이 발견돼 우연히 공소 제기가 같이 됐을 뿐 별개인 범죄에 관한 것으로 감점도 별도로 적용되는 게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방사청의 평가 결과를 받은 양 사의 희비는 엇갈렸다.
한화오션은 “최종적으로 선정되면 방위사업청과 긴밀히 협의해 지연된 사업 일정을 만회하고 해군 전력 유지에 차질이 없도록 함정 설계·건조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말했다.
현중은 “기술 점수에서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선정되지 못한 데 대해 아쉽게 생각한다”며 “향후 디브리핑(사후설명)을 신청해 평가 결과에 대한 세부 내용과 근거를 확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방사청은 앞으로 평가 결과에 대한 각 업체의 사후설명 요청 및 이의신청 등 후속 절차를 거쳐 이르면 7월 초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고 추가협상을 거쳐 7월 말까지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정연근·정재철 기자 ygjung@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