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식물 잎에도 붙는 초박막 금속 회로 개발
접착제·열 없이 곡면 전사 가능
농약 검출·웨어러블 센서 활용 기대
국내 연구진이 물 위에 띄운 초박막 금속 회로를 식물 잎이나 과일, 피부처럼 민감한 표면에 손상 없이 옮겨 붙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농작물 상태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스마트농업과 착용형 건강관리 기기 등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기계공학과 박인규 석좌교수 연구팀이 한국기계연구원 정준호 박사팀, 고려대 안준성 교수팀과 공동으로 ‘수면 부유 나노전사 인쇄(WF-nTP)’ 기술을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전자회로나 센서 제작에 활용되는 기존 나노전사 인쇄 기술은 높은 열과 압력, 접착제 또는 화학용매가 필요해 식물이나 피부처럼 민감한 표면에는 적용이 쉽지 않았다.
연구팀은 금속 박막을 물 위에 띄운 뒤 원하는 물체를 물속에 담갔다가 꺼내는 방식으로 회로를 옮기는 방법을 개발했다. 물이 마르면서 발생하는 힘을 이용해 회로를 표면에 밀착시키기 때문에 별도의 접착제나 열처리가 필요하지 않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활용해 식물 잎과 과일 표면에 부착하는 센서를 제작했다. 실제 실험에서는 레몬과 오렌지 표면에 남아 있는 농약 성분을 검출하는 데 성공했다. 신축성 있는 섬유에 금속 회로를 부착해 착용형 수소 가스 센서도 구현했다.
이번 기술은 평평한 표면뿐 아니라 굴곡이 있는 물체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이 자동차 외장이나 로봇 표면, 웨어러블 기기 등 다양한 분야로 활용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교수는 “살아 있는 식물 잎이나 피부처럼 민감한 표면에도 나노 패턴을 손상 없이 옮길 수 있다”며 “스마트농업과 건강 모니터링 기기, 생체전자소자, 전자피부 기술 등에 활용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3월 국제학술지 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