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청와대’ 출범…소통 강화 속 민정수석 논란
수석급 11명 중 6명 교체 … 집권 2년차 국정운영 체제 재정비
민정수석 인선에 여권 반발 … “작은 차이 넘어 힘 모아 달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홍보소통수석에 성기홍 전 연합뉴스 대표이사, 민정수석에 한찬식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 사회수석에 김경자 우석대 객원교수를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 1차장에는 강건작 대통령직속 미래국방전략위원회 위원, 3차장에는 송기호 현 경제안보비서관이 선임됐다.
추후 발표될 AI미래기획수석까지 포함하면 수석급 11명 가운데 6명이 새 인물로 채워진다. 강 실장은 “중폭 이상의 인사 개편”이라며 “국정 2년차 비전인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속도감 있게 구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신임 홍보소통수석 발탁 배경으로는 소통 강화 기조가 꼽힌다. 성기홍 수석은 연합뉴스 정치부장과 논설위원, 대표이사를 지낸 30년 경력의 언론인이다. 지방선거 이후 나타난 민심 이반과 지지율 하락 흐름에 대응해 메시지 전달력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사회수석에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출신인 김경자 교수를 기용한 것도 주목된다. 약사 출신 보건의료 전문가인 김 수석은 민주노총 출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한국노총 출신 이옥남 노동비서관 등과 함께 노동·복지 정책 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의료·연금·노동·복지 등 갈등관리가 필요한 현안을 현장 중심으로 풀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인사로 평가된다.
국가안보실 개편 역시 눈길을 끈다. 1차장에 임명된 강건작 위원은 육군 중장 출신으로 문재인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등에 관여한 인물이다. 육군 미래혁신태스크포스를 이끌었던 군 개혁 전문가이기도 하다.
3차장으로 승진한 송기호 차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 변화와 중동발 공급망 리스크 대응 과정에서 역량을 인정받은 통상·경제안보 전문가다. 전임 오현주 3차장이 외교관 출신이었다면 이번엔 법률가 출신으로 변화를 줬다.
이번 참모진 인사에서 정책실장, 경제성장수석 등 경제 컨트롤타워 전체가 유지된 것은 지난 1년간의 경제 기조를 유지 및 가속화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은 참모진 개편 전날인 20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향후 보유세 및 양도세 조정 필요성을 언급하는 등 국정 2년차 부동산 세제정책의 일부를 예고했다. 이 대통령도 지난 8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우리나라 보유세가 대체로 낮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는 점에서 이 대통령과 청와대 경제라인의 정책적 교감을 거친 언급으로 평가된다.
이번 개편의 최대 논란은 민정수석 인선이었다. 한찬식 신임 수석은 서울동부지검장 재직 시절 문재인 정부의 ‘환경부 블랙리스트’ 사건을 지휘해 김은경 전 환경부 장관 등을 기소한 검사 출신이다. 오광수·봉 욱 전 수석에 이어 세 차례 연속 검찰 고위직 출신이 민정수석을 맡게 됐고, 김앤장 출신이라는 점도 여권 강성 지지층의 반발을 불러왔다.
조국혁신당은 “반개혁적 전력이 우려된다”고 비판했고, 친여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검찰 개혁 의지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다.
검찰을 잘 알고 법조계와 소통할 수 있는 인물이 검찰 개혁을 완수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지만 얼마나 설득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봉 전 수석 역시 같은 배경으로 기용됐으나 개혁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만큼, 한 수석이 얼마나 성과를 내느냐에 따라 후폭풍의 강도가 변화될 수 있다. 한 수석은 오는 10월 예정된 검찰청 폐지와 공소청 신설, 형사소송법 개정 등 검찰 개혁 후속 과제를 총괄하게 된다.
이 대통령이 21일 밤 SNS에 올린 글은 민정수석 인사를 둘러싼 여권 지지층 반발에 대한 우회적 답변으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작은 차이를 넘어 힘을 모아 달라”며 “집권자의 자리는 빼앗아 누리는 행복의 기회가 아니라, 위임받은 무한책임”이라고 강조했다. 한 수석 인사에 대한 지지층 내 균열을 달래면서도 이번 인사가 ‘위임받은 무한책임’ 하에 행해졌음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2기 청와대’의 첫 시험대는 검찰 개혁과 소통 강화 성과가 될 전망이다. 집권 2년차 국정 동력을 재점화하기 위해 단행한 참모진 개편이 민정수석 인선 논란이라는 부담 속에서 출발하게 된 만큼, 향후 검찰 개혁 완수 여부와 민생 체감 성과, 그리고 후속 개각을 통한 국정 쇄신이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