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TF, 가상자산 자금세탁 경고…한국 “소액거래도 추적”
역외 미등록 사업자 ‘거래 제한’도 강조
스테이블코인 자금세탁 위험 대응 공조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가 가상자산을 활용한 자금세탁과 금융사기 위험에 대한 우려를 나타낸 가운데 한국 정부가 소액 가상자산 거래까지 추적 범위를 확대하는 등 국제 공조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금융정보분석원(FIU)은 지난 15~19일 프랑스 파리 OECD 본부에서 열린 제34기 6차 국제자금세탁방지기구(FATF) 총회에 참석해 논의한 결과를 22일 공개했다.
FATF는 총회에서 회원국들의 가상자산 관련 국제기준(FATF 권고 15) 이행 현황을 분석한 제7차 업데이트 보고서 발간을 결정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각국의 가상자산사업자(VASP)에 대한 자금세탁방지(AML) 의무 부과와 감독 체계 구축이 전반적으로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가상자산 시장 규모가 큰 일부 국가에서도 국제기준 이행 수준이 충분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FATF는 또 탈중앙화금융(DeFi)의 자금세탁 및 테러자금조달 위험을 분석한 신규 보고서를 승인했다. 회원국들은 가상자산이 대규모 사기범죄와 금융사기에 지속적으로 악용되고 있으며, 인공지능(AI)이 이러한 위협을 증폭시키는 새로운 위험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데 우려를 나타냈다.
회원국들은 FATF 차원의 보다 강력한 기준 이행 방안 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한국 대표단은 국경 간 가상자산 거래를 이용한 자금세탁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트래블룰 적용 범위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일정 금액 이상 거래에 적용되는 정보 전송 의무를 소액 거래까지 확대하고 송금·수취 VASP 모두에 적용해 자금 이동 추적의 사각지대를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트래블룰 규제를 100만원 이하까지 확대하는 등 자금세탁방지제도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와함께 범죄조직이 역외·미등록 VASP를 악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는 만큼 고위험 미등록 사업자와의 거래 제한 조치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고객확인(KYC) 의무를 강화하고 역외 사업자에 대한 감독 공조 확대를 주장했다.
이형주 금융정보분석원장은 “VASP에 대한 인허가와 등록 요건, 감독 방식, 역외 VASP 대응 방식이 관할권마다 달라 규제 차익이 발생하고 있다”며 “일관되고 효과적인 글로벌 규제 체계를 적시에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을 비롯한 회원국들은 스테이블코인과 DeFi 등 신흥 위험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국제 공조 필요성도 재확인했다.
한편 FATF는 이번 총회에서 북한과 이란에 대해 ‘조치를 요하는 고위험 국가’ 지위를 유지하기로 했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