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무역확장법 개편후 관세 2배 늘어
중기중앙회 중소기업 조사 … 4개 부속서별 관세율 차등 20.8% 기존보다 부담 늘어
파스너 제조사 A사는 최근 미국관세 부담이 크게 늘었다. 4월 6일 발효된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조치개편의 영향이다.
개편 전에는 철강 함량가치를 구분하며 실질적으로 약 25% 관세를 부담했다. 개편 이후에는 부속서 I-A로 분류되며 전체가격의 50%가 관세로 부과됐다.
A사의 대미수출 채산성이 악화됐다. 바이어가 관세를 분담하는 대신 결제기일 연장을 요구해 대금회수가 지연되고 있어서다. 특히 원자재 가격 등 생산비용 급등에도 바이어의 거부로 단가인상이 불가능하다.
미국의 무역확장법 232조 관세 개편이 수출중소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21일 발표한 ‘철강·알루미늄·구리 232조 관세 개편 관련 중소기업 설문조사’에서도 드러났다.
조사는 4월 29일부터 5월 29일까지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중기중앙회에 따르면 기존 미국의 관세부과 기준은 철강 알루미늄 구리의 함량가치에 50%, 나머지 가치에 10%에 최혜국대우(MFN) 관세율을 포함해 부과했다.
하지만 미국은 부과기준을 완제품 전체 통관가격으로 바꿨다. 관세율도 4개 부속서별로 50% 25% 15%로 차등을 뒀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관세개편으로 인해 관세율이 ‘높아졌다’고 응답한 기업은 20.8%였다. 이들 기업의 평균 관세율 인상 폭은 개편 이전보다 16.2%p에 달했다. 관세율이 ‘낮아졌다’는 응답은 2.8%에 불과했다.
기업중 절반 이상(56.3%)은 자사 수출품목이 어느 부속서에 해당하는지 아직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속서Ⅱ(16.5%) △부속서Ⅲ(11.0%) △부속서Ⅰ-A(8.3%) △부속서Ⅰ-B(7.8%) 순이었다.
향후 대미수출 전망에 대해서는 부속서 분류별로 체감영향에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50%의 고율관세가 부과되는 부속서Ⅰ-A와 25%가 부과되는 부속서Ⅰ-B 해당 기업은 각각 40.0%, 38.3%가 수출 여건이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관세율이 낮은 부속서 Ⅱ와 Ⅲ에서는 ‘변화 없다’는 응답이 각각 67.7%, 42.4%로 조사됐다. 높게 나타나, 부속서별로 관세개편 영향력을 다르게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수출악화를 예상하는 기업들은 가장 큰 어려움(복수응답)으로 관세부담 증가에 따른 채산성 악화(76.1%)를 꼽았다. △바이어의 가격·인도 조건 등 계약내용 변경 요구(37.3%) △거래 지연 및 취소 발생(25.4%) 순으로 응답했다.
특히 수출여건 악화를 우려하는 기업들은 가장 필요한 정부지원책(복수응답)으로 △원가절감 방안 마련(40.3%) △부속서별 품목 재분류 관련 대미협상 강화(40.3%)를 공동 1위로 꼽았다.
변속기부품 제조기업 B사도 “개편 전 약 15%였던 관세 부담이 개편 후 25%로 늘어났다”며 “고객사의 원가절감과 거래조건 변경 요구까지 더해져 향후 단가인하 압박 가중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김희중 중기중앙회 경제정책본부장은 “정부는 제품의 실질적인 가격구조를 반영한 합리적인 부속서 재분류를 위해 대미협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형수 기자 hskim@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