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역외탈세·조세범죄 차단 공조 강화한다

2026-06-25 13:00:02 게재

양국 세무당국 수장 회동

‘정보교환 회의’ 정례화

한·일 양국의 세무당국 수장이 서울에서 만나 역외탈세 차단과 체납자 해외 자산 환수를 위한 징수 공조를 대폭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동안 비정기적으로 운영되던 정보교환 실무자급 회의를 정례화하고 OECD 산하의 국제 징수 협의체에도 공동 참여하기로 합의했다.

국세청은 임광현 청장이 24일 서울에서 에지마 가즈히코 일본 국세청장을 초청해 ‘제30차 한·일 국세청장회의’(사진)를 개최했다고 25일 밝혔다. 양국 국세청은 지난 1991년 첫 청장회의를 개최한 이래 올해로 35년째 협력 관계를 이어오고 있다.

일본은 경제·문화·안보 등 다방면에서 우리나라의 핵심 파트너다. 지난해 말 기준 양국의 교역 규모는 772억달러로 전체 교역국 중 5위에 달한다. 일본 내 한국 교민은 96만명, 현지법인은 325개에 이르며 국내 주재하는 일본 교민(7만명)과 일본계 기업(2119개) 활동도 활발해 세정 당국 간의 긴밀한 공조가 필수적인 상황이다.

이번 회의에서 양국 청장은 정보교환과 징수 공조 체계를 한 단계 격상하기로 했다. 역외탈세 조사와 체납자의 해외 자산 환수 성과를 높이기 위해 기존에 비정기적으로 열리던 ‘정보교환 실무자급 회의’를 앞으로 정례화해 운영한다. 아울러 체납 관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OECD 조세행정포럼(FTA) 산하의 ‘체납세금 관리 협의체(TDMN)’에 공동 참여하기로 했다.

양국은 매년 국제 공조에 기여한 상대국 직원에게 감사장을 수여하는 전통에 따라 이번에도 유용한 과세 정보를 제공해 준 양국 국세청 직원 각 1명에게 상대국 국세청장 명의의 감사장을 교부했다. 한국과 일본 간의 상호합의(조세조약 해석 및 부당과세 조정 절차) 회의가 우호적이고 내실 있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재확인됐다.

실제로 지난해까지 처리된 쌍방향 사전가격합의(APA) 총 665건 중 일본 관련 건이 182건(27.4%)으로 전체 1위를 차지할 만큼 양국 간 분쟁 해결 프로세스는 활발하게 작동하고 있다.

임 청장은 일본 측에 감사의 뜻을 전하며 “양국 기업들이 이중과세 부담에서 벗어나 본업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도움을 보태자”고 제안했다. 이어 올해 5월 일본 요코하마와 오사카에서 개최된 ‘세금수호천사팀(K-Tax Angel)’의 현지 세무설명회 성과를 공유하고 현지 우리 교민과 진출 기업에 대한 일본 국세청의 각별한 관심과 지원을 요청했다.

최근 인적·물적 교류가 고도화됨에 따라 교묘해지는 역외탈세 등 조세범죄에 대한 해법도 논의됐다. 양국 국세청은 조세범칙조사 조직과 인력 구조를 비교하고 착수 단계부터 고발 후 공소유지에 이르는 전 과정을 상호 공유하는 등 강화된 대응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또한, 국세청은 세금 신고 서식을 자동으로 채워주는 ‘모두채움 신고서비스’ 등 한국의 선진 빅데이터 활용 사례를 소개하고 미래 비전인 ‘AI 대전환’ 추진 로드맵을 일본 측에 공유해 큰 관심을 끌었다.

임 청장은 환영사를 통해 “그간 양국이 다져온 협력관계가 서로의 세정 발전과 조세채권 확보에 크게 기여해왔다”며 “향후 AI 등 새로운 도전과제도 상호 협력을 통해 긴밀하게 대처하자”고 강조했다.

이형재 기자 hjlee@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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