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2045 전략’과 해양수도권

2026-06-25 13:00:02 게재

정부는 지금 태어나는 아이들이 성인이 되고 현재의 청년들이 미래사회의 주축이 될 2045년, 광복 100주년을 내다보며 지난달 ‘대한민국 2045전략수립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인공지능(AI) 대전환과 양극화, 지방소멸, 인구구조 변화, 기후위기 등 구조적 도전과제뿐만 아니라 통상·안보·공급망 등 새로운 복합위기에 대해 체계적으로 대응할 국가 차원의 중장기 발전전략을 올해 안에 수립하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대통령 선거를 거쳐 국정과제로 자리한 해양수도권 육성은 정부의 ‘2045 전략’ 속에 어느 정도 위상으로 배치될지 궁금하다. 정부는 북극항로 시대를 준비하고 해양수도권을 육성하겠다며 해양수산부도 부산으로 보냈다. 북극항로야말로 지정학적 한계와 자원빈국의 저주를 극복할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2045년 광복100주년에 남부 해양수도권 모습은 어떠할지 상상해 본다. 부산·경남·울산은 북극항로 태평양항로 남방항로를 잇는 인도·태평양 해양교통의 요충에서 대륙과 해양을 잇는 문명과 문화의 중심으로 활기를 띠게 될까. 기후변화 최전선 북극해는 여수에서 포항까지 북극항로경제권에서 만든 친환경 선박들이 해빙과 해양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다닐까. 남부 해안은 기후변화로 상승한 해수면과 더 강하고 더 많이 발생하는 태풍 등 기후재해를 극복하는 도시와 산업단지 인프라를 갖추고 적응하고 있을까.

부울경에 자리한 국내외 글로벌 해운 조선 항만 에너지 해양레저·문화 수산식품 등의 기업들과 이들 산업과 연관된 금융 컨설팅 법률서비스 기업들에는 세계 각국에서 온 고급 인력들로 북적이고 있을까.

서울·수도권을 두고 또 다른 수도권을 해안지대에 건설하는 것은 우리 역사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도전인 게 분명하다. 하지만 식민지와 전쟁을 거쳐 분단된 상황에서도 산업화와 민주화를 함께 달성한 우리는 해양수도권 육성을 통해 ‘피크 코리아’(성장한계에 직면해 계속 침체)에 대한 우려를 극복하고 새로운 성장 에너지를 마련할 잠재력도 갖고 있다.

하지만 부울경 동남권에 새로운 수도권을 건설하자는 ‘대한민국의 꿈’이 ‘부산만의 꿈’으로 축소되는 경우 실패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그런데 부울경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아직 ‘해양수도권’에 대한 별다른 관심을 느끼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최근 황종우 해양수산부 장관이 부산지역 언론과 인터뷰에서 “해양수도권이 지역균형발전 프로젝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국가생존전략이자 미래전략이라는 생각으로 임하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의지일 것이다. ‘2045 전략’ 속에서 해양수도권 육성에 관한 우선순위와 비중이 커지길 기대한다.

정연근 산업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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