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담보대출 초고금리 ‘덫’…금감원, 소비자 경보 발령

2026-06-25 13:00:03 게재

주차비·출장비도 이자에 포함, 최대 연 229%

리스·할부차량 담보 제공시 형사처벌 가능성도

차량을 담보로 대출을 받은 채무자에게 주차비·출장비·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하는 비용을 부담시키는 변종 불법사금융이 확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25일 차량담보대출 이용 과정에서 최대 연 229%의 초고금리를 요구하는 불법사금융 피해가 잇따르자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차량담보대출을 빙자한 변종 불법사금융 신고는 올해 들어 금감원에 12건이 접수됐다. 신고 건수는 1월 1건에서 5월과 6월 각각 4건으로 늘어나는 등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범죄수법을 보면 대부업체가 법정 최고금리인 연 20% 이내로 약정이자를 받는 대신 주차비, 출장비, 컨설팅 비용, 공증료 등의 명목으로 별도 비용을 요구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대부업법상 대출과 관련해 채무자가 부담하는 모든 금전은 명칭과 관계없이 이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이러한 비용을 합산하면 실제 금리는 법정 한도를 크게 초과하게 된다.

실제 법원 판례에서는 승용차를 담보로 250만원을 빌려주면서 선이자 월 4만원 외에 주차요금 월 35만원과 출장비·이동비 8만원을 받아 연 환산이율이 225.6%에 달한 사례도 있었다. 법원은 주차비와 출장비도 모두 이자로 보고 이자율을 산정했다.

일부 업체는 대출 실행과 함께 차량 명의를 이전하거나 자동차 매매계약서 작성을 요구한 뒤 채무를 제때 갚지 못하면 차량 소유권을 넘겨받는 방식으로 피해를 입히기도 했다. 리스차량이나 할부금이 남아 있는 차량을 담보로 제공하도록 유도하는 사례도 있었는데, 이 경우 계약 위반은 물론 형사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금감원은 설명했다.

금감원이 신고 사례를 분석한 결과 차량담보대출을 빙자한 변종 불법사금융 피해는 30대를 중심으로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대출금액은 250만원에서 3000만원까지 분포했고 실질 이자율은 연 27%에서 최대 229%에 달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6명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어 60대가 2명이었고 20대와 40대, 50대는 각각 1명씩이었다. 지역별로는 경기 5명, 서울 3명, 인천 1명 등 수도권 거주자가 9명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구와 경남, 광주에서도 각각 1명의 피해자가 확인됐다.

금감원은 차량담보대출을 이용하기 전 등록 대부업체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계약서상 이자와 각종 수수료 등 실제 부담 비용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또한 법정 최고금리를 초과한 이자를 요구하거나 불법 추심 피해를 입은 경우에는 금융감독원 또는 수사기관에 즉시 신고해 달라고 밝혔다.

이경기 기자 cellin@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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