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시세조종 의혹’ 김범수 항소심 본격화
검찰, 방시혁·이준호 등 6명 증인 신청
1심서 무죄 … 법원, 공소장 변경 불허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의 시세조종 의혹으로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본격화됐다. 검찰은 50분가량 자료 제시를 통해 카카오그룹의 투자의사 결정 구조를 설명하며 원심 판단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재판부는 검찰의 공소장 변경을 불허하는 한편 핵심 피의자인 이준호 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투자전략부문장이 기소되지 않은 사유를 제출하라며 재판에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4-1부(김인겸 고법판사)는 24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센터장과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 등 9명에 대한 항소심 첫 공판을 진행했다.
김 센터장 등은 2023년 2월 SM엔터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해 공개매수가인 12만원 이상으로 주가를 유지·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시세조종 목적과 공모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날 항소 이유 중 상당 부분을 카카오그룹 의사결정 체계를 설명하는 데 할애했다. 검찰은 김 센터장을 정점으로 한 보고·결재 체계를 짚으며 “‘평화적으로 (SM엔터를) 가져오라’는 김 센터장의 지시 이후 법률 검토, 자금 조달, 투자자 설득, 대외 메시지 준비 등이 이뤄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카카오에 SM엔터 인수가 절실하지 않았다는 1심 판단은 다수의 증거와 배치된다”고 밝혔다.
검찰은 아울러 방시혁 하이브 의장과 이준호 전 투자전략부문장 등 6명을 증인으로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방 의장과 김 센터장 사이에 오간 대화가 인수 의도와 시세조종 목적을 확인할 증거로 보고 있다.
한편 재판부는 검찰이 예고한 공소장 변경 신청에 대해 “불허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특정 거래행위 중심의 기존 공소장을 전체 거래행위로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소장 변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는데 재판부가 “쟁점이 흐려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불허 방침을 밝힌 것이다.
재판부는 이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공모 정황을 진술해 사건의 핵심 피의자로 평가받는 이 전 부문장을 검찰이 기소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는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또 자본시장법상 시세조종 관련 조항(제176조 제3항)의 적용 범위와 해석을 놓고 양측이 대립하는 만큼 법리 검토 의견서를 정리해 제출하라고 주문했다.
재판부는 다음 달 22일 공판에서 피고인측 자료 설명을 들은 뒤 방 의장 등 증인 채택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항소심 선고는 증인신문 등을 거쳐 3~4차례 공판 후 오는 10월쯤 이뤄질 전망이다.
박광철 기자 pkcheol@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