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들의 전형별 합격기
실기 전형_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학과 이지원
어릴 적부터 장래희망은 늘 ‘화가’라고 적어냈다는 지원씨. 중학교 때까지는 집에서 혼자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평범한 학생이었지만, 고교 진학을 앞두고 미술을 제대로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에 예체능계 일반고인 한국전통문화고 진학을 결심했다. “할 거면 제대로 해보라”라는 부모님의 든든한 응원에 힘입어 두 달간 집중해서 준비한 끝에 당당히 합격했다. 고교 입학 후에는 학업과 실기를 균형 있게 병행하며 실력을 쌓았고, 그 결과 수시 실기전형으로 희망하던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학과에 최초 합격하는 값진 결실을 맺었다. 지원씨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수시 실기전형이 주력 전형이었나?
내신과 모의고사 성적이 모두 좋은 편이어서 수시와 정시를 함께 준비했어요. 3학년 1학기까지는 내신 관리에 집중했고 틈틈이 수능 공부도 병행했죠. 다만 실기에 대한 자신감이 있었고, 가능하면 수능 전에 입시를 마무리하고 싶어서 수시 합격을 목표로 최선을 다했습니다.
가장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은 건 실기 준비였어요. 1지망인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학과는 1단계에서 학생부 교과 100%로 모집 인원의 10배수를 선발하고, 2단계에서는 실기 100%로 최종 합격자를 가리는데요.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몰리기 때문에, 우선 내신을 3등급 이내로 유지하고 실기 준비에 매진하는 전략을 세웠어요. 그 결과 수능을 치르기 전에 희망하던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학과에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Q 실기 준비는 어떻게 했나?
일반고이지만 예술 전공 수업을 함께 들을 수 있는 한국전통문화고에 다녔는데요. 학교 특성상 주당 4시간의 전공 실기 수업뿐 아니라 드로잉, 미술사 등 전문 교과 과정이 체계적으로 운영돼 미술의 기본기를 쌓는 데 도움이 됐어요. 부족한 연습량은 하교 후 미술학원에서 보완했습니다.
특히 인체 표현을 중심으로 형태와 비례를 정확하게 잡는 연습을 반복했어요. 실기 준비의 핵심은 관찰력이에요. 사람의 구조를 정확하게 이해하고 화면에 설득력 있게 옮기는 것이 중요하죠. 눈·코·귀·손발 같은 세부 요소뿐 아니라 인체 전체의 비례와 움직임을 꾸준히 관찰해야 해요. 다양한 자세와 시점에서 형태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익히고, 기본적인 해부학 지식을 함께 공부하면 표현의 정확도를 높일 수 있어요. 또 무작정 오래 그리기보다는 제한된 시간 안에 집중해서 완성도 있게 작품을 마무리하려고 노력했어요.
Q 서울과학기술대 실기 준비 전략은?
조형예술학과 실기고사는 ‘인물과 정물이 있는 상황’이라는 종목으로, 시험 당일 제시된 주제를 바탕으로 인물과 사물을 조화롭게 표현하는 능력을 평가해요. 어떤 포즈의 모델과 상황이 나올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특정 유형을 준비하기보다 기본기를 탄탄히 다지는데 집중했습니다.
지난해 시험에서는 흰 상의와 청바지, 운동화를 착용한 여성 모델이 투명 플라스틱 상자 위에 팔을 자연스럽게 겹친 채 앉아 있는 자세가 출제됐는데요. 의상 소재와 인물의 동세는 비교적 익숙한 편이었기 때문에 투명 소재의 정물 표현에 집중했어요. 수험생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소재인 만큼 형태뿐 아니라 투명함과 반사되는 특성을 충분히 묘사하는 게 평가에서 차별점이 될 거라고 생각했거든요. 먼저 구도에서 감점이 나오지 않도록 초반 10분 정도 대상과 여백의 균형을 점검하며 화면 구성을 잡는 데 집중했고, 스케치에도 평소보다 많은 시간을 들여 안정감을 확보하려고 노력했어요. 남은 시간 동안에는 채색과 묘사에 몰입해 화면의 밀도와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신경 썼습니다.
Q 내신 준비는 어떻게 했나?
수시를 준비했기 때문에 내신 관리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시험을 1~2주 앞둔 시점에는 실기를 거의 중단하고 내신 공부에만 몰입했습니다. 반영 비율이 높았던 국어는 무작정 외우기보단 지문을 많이 읽으며 독해력과 이해력을 키우는 데 주력했어요. 반면 영어는 서술형 평가에서 감점을 줄이기 위해 교과서와 모의고사 지문을 반복해서 외웠고요. 사회는 자주 틀리는 선지와 헷갈리는 개념을 따로 모아 ‘나만의 오답노트’를 만들어 빈틈을 완벽히 메우고자 노력했어요.
Q 실기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한다면?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것은 충분한 수면이에요. 입시가 가까워질수록 불안한 마음에 잠을 줄이며 무리하는 경우가 많은데, 좋은 컨디션이 유지돼야 시험 당일 실기 실력을 제대로 발휘할 수 있거든요. 열심히 준비해왔다면 마지막 순간에는 새로운 기술을 억지로 익히기보다 지금까지 쌓아온 실력을 믿는 것이 중요해요. 또 주변 친구들과 작품을 비교하며 위축되기보다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고, “나는 충분히 준비했다”라는 자신감을 가지고 시험장에 들어가길 바랍니다.
TIP
과도한 개성보다 객관적 묘사가 우선
대입 실기시험에서는 눈에 띄는 기교나 개성을 앞세우기보다 대상을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표현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평가자는 화려한 표현보다 형태와 비례가 안정적으로 잡혀 있는지를 먼저 살펴본다. 따라서 무리한 연출보다는 관찰한 대상을 자연스럽게 화면에 옮기는 데 집중해야 한다. 색채 역시 주관적인 해석보다 실제 보이는 색과 명암 관계를 정확하게 표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완성도 높은 그림은 탄탄한 기본기에서 나온다는 점을 잊지 말자.
취재 김성미 리포터 grapin@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