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이란, 무력충돌 멈추고 다시 협상

2026-06-29 13:00:25 게재

공격중단 합의 … 호르무즈 통제권 여전히 변수

미국과 이란이 상선 공격을 계기로 불거졌던 무력충돌을 중단하고 실무협상을 진행키로 합의하면서 위태롭던 종전 체제가 봉합국면에 들어갔다. 그러나 양측이 충돌한 핵심 쟁점인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 문제에 대한 입장차가 여전해 향후 협상 결과가 종전 양해각서(MOU)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전망된다.

6월 28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북부 이스라엘-레바논 국경 인근에서 이스라엘 군인이 전차를 점검하고 있다. 미국의 중재로 진행된 협상 끝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이날 분쟁 관리와 안보 협력을 위한 기본 합의(framework agreement)에 서명했다. REUTERS = 연합뉴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28일(현지시간) 미국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모든 군사행동을 중단하기로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또 양측이 오는 30일 카타르 도하에서 만나 호르무즈 해협 분쟁 해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로써 지난 17일 종전 MOU 서명 이후 불과 열흘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던 휴전체제를 가까스로 복원했다.

이번 충돌은 호르무즈 해협 운영 방식을 둘러싼 해석 차이에서 시작됐다. MOU에는 이란이 상선의 안전한 통항을 보장하고 미국은 이란 항구에 대한 해상봉쇄를 해제하는 내용이 담겼지만 해협 통제권의 범위와 절차를 놓고 서로 다른 해석을 내놓으면서 갈등이 격화됐다.

갈등은 군사충돌로 이어졌다. 미국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상선을 공격했다고 비난하며 이란 남부 군사시설과 방공망을 공습했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바레인의 미 해군 기지와 쿠웨이트 공군기지를 겨냥해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했다고 맞받았다.

이번 위기의 배경에는 MOU 이행 장치의 미비도 자리하고 있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미국과 이란은 최근 스위스 협상에서 미군과 혁명수비대 사이에 직통 핫라인을 설치하기로 합의했지만 실제로는 아직 가동되지 않고 있다.

긴급 상황을 관리할 연락체계가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장 충돌이 발생하면서 긴장이 빠르게 확산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30일 회담은 당초 스위스에서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를 논의하는 자리로 계획했지만 최근 사태로 인해 장소가 카타르로 변경됐고 의제 역시 호르무즈 해협 문제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조정됐다.

또 다른 변수는 레바논과 이스라엘 문제다. 이란은 종전 MOU 이행이 레바논 휴전과 연계돼 있다고 주장하지만 최근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 간 충돌이 재발하면서 협상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결국 이번 카타르 도하 협상이 미국-이란 종전 체제가 유지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정재철 기자 jcjung@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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