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치료에 건강보험 재정 우선 투입하라”

2026-06-29 15:50:45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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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단체연합회 “청년정책은 별도 대책 및 재정으로”

환자단체들이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치료에 건강보험 재정을 우선 투입하라고 요구했다. 청년을 위한 정책에 필요한 부담은 별도 재정으로 추진하라고 덧붙였다.

2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와 같이 밝혔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우선 “탈모로 인해 심리적 고통과 사회생활의 어려움을 겪는 국민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으면 탈모 당사자의 고통을 가볍게 여기지도 않는다”며 “모든 국민이 건강보험료를 내는 만큼, 정부가 탈모 치료제 급여화 여부를 사회적으로 숙의하는 것 자체를 반대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2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치료에 건강보험 재정 우선 투입하라”고 주장
29일 한국환자단체연합회는 청와대 사랑채 분수대 근처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치료에 건강보험 재정 우선 투입하라”고 주장했다. 사진 환자단체연합회

다만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유전성 탈모 치료제 급여화에 투입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건강보험은 건강할 때 함께 부담하고, 질병과 의료비 부담이 큰 사람에게 필요한 치료를 우선 보장하는 사회보험”이라며 “의학적 필요성, 임상적 유용성, 비용효과성, 환자의 경제적 부담, 건강보험 재정에 미치는 영향, 그리고 다른 미충족 의료수요와의 우선순위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환자단체에 따르면 현재 암·희귀질환·심혈관질환·뇌혈관질환과 같은 중증질환 환자들은 여전히 높은 비급여 부담과 치료 접근성 문제를 겪고 있다. 신약이 허가되어도 경제적 능력이 되는 환자는 고액의 비급여 약값을 내고 치료받지만, 약값을 감당할 수 없는 환자는 생명 연장의 기회를 잃고 있다. 기자회견에는 희소질환인 클리펠-트레노네이 증후군으로 투병 중인 아들의 어머니인 한국PROS환자단체 서이슬 대표가 함께했다. 희소질환 환자와 가족은 진단 지연, 치료제 부족, 비급여 부담, 돌봄 부담을 동시에 견디고 있다. 이들에게 건강보험 보장성 확대는 삶의 질을 넘어 생존과 직결된 문제다.

확장기 소세포폐암으로 투병 중인 아버지를 위해 임델트라(성분명: 탈라타맙)의 건강보험 급여 적용을 요청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을 제기한 딸 허지형 씨도 참석했다. 이 청원은 5만2647명의 동의를 받아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심의 대상이 됐다.

두 차례 이상 치료를 받은 재발 또는 불응성 소세포폐암 환자에게 남은 시간은 길지 않다. 임델트라는 2025년 5월 30일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치료제이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건강보험 등재의 첫 관문인 암질환심의위원회조차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임델트라는 더 이상 치료방법이 없는 확장기 소세포폐암 환자에게는 생명과 직결된 3차 치료제다. 이는 중증 암환자와 가족들이 신약 접근성 문제를 얼마나 절박하게 느끼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현재 ‘4대 중증질환’과 ‘암질환’의 건강보험 보장성은 충분하지 않다. ‘건강보험 환자 진료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건강보험 보장률은 2021년 64.5%, 2024년 64.9%로 60%대 중반에 머물러 있다. 더 심각한 것은 고액 의료비 부담이 큰 4대 중증질환 보장률이 2021년 84.0%에서 2024년 81.0%로 3% 하락했고, 암질환 보장률은 같은 기간 2021년 80.2%에서 2024년 75.0%로 5.2%나 크게 하락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청년층의 탈모 치료비 부담을 줄일 필요가 있다면, 그것은 건강보험 재정보다는 별도의 국고 지원 방식으로 검토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며 “청년정책은 청년정책답게, 사회정책은 사회정책답게 국고로 추진해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은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치료에 우선 사용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규철 기자 gckim1026@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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