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눈

식중독보다 더 씁쓸한 ‘학생 식사권’

2026-07-01 13:00:29 게재

대학에서 학생들이 끼니를 해결할 곳이 없다면 어떨까. 구내식당도 매점도 없고 학교 주변에 이용할 만한 식당조차 마땅치 않다면 말이다.

최근 부산경상대학교에서 발생한 ‘천원의 아침밥’ 집단 식중독 의심 사고는 이런 현실을 돌아보게 한다. 보건당국은 역학조사 결과 당시 제공된 카레덮밥을 원인 음식으로 추정했고, 도시락 납품업체는 곧 행정처분을 앞두고 있다. 사고 원인과 책임은 행정절차를 통해 가려질 일이다.

하지만 이번 사고가 던진 가장 큰 질문은 식중독이 아니라 학생들의 식사권이다. 부산경상대에서 ‘천원의 아침밥’은 다른 대학의 복지사업과는 성격이 달랐다. 학교는 구내식당과 매점이 없는 상태였고, 이런 환경에서 정부와 지자체 지원사업인 ‘천원의 아침밥’은 학생들의 아침과 점심을 사실상 책임지는 역할을 해왔다. 학생수는 부산 지역 대학들 가운데 많은 편이 아니지만 ‘천원의 아침밥’ 지원 인원과 지원금은 가장 많은 수준이었던 것도 이런 이유와 무관하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식중독 사고가 발생하자 사업은 멈췄다. 안전을 위해 우선 중단한 것은 당연한 조치다. 문제는 그 이후였다. 학생들은 학교 안에서 끼니를 해결할 사실상 유일한 수단을 잃었다. 학기 초인 4월 사고 이후 역학조사가 이어지는 동안 1학기 사업은 그대로 종료됐고, 2학기 재개 여부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이 과정에서 가장 오랜 시간 불편을 감수한 사람은 사고와 아무런 관련이 없는 학생들이었다.

더 큰 문제는 학교의 태도다. ‘천원의 아침밥’은 정부와 지자체 예산만으로 운영되는 사업이 아니다. 대학이 직접 신청하고 운영하는 사업이며, 학생들의 식사를 책임지는 운영주체 역시 학교다. 운영지침에도 학교가 급식 위생과 안전관리 대한 책임을 지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사업이 중단된 뒤 학교는 학생들의 식사를 어떻게 책임질 것인지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임시 급식을 마련한 것도, 다른 식사 지원 방안을 제시하지도 않았다. 학생들의 끼니는 사실상 개인의 몫으로 남겨졌고, 학교는 최소한의 책임조차 방기한 상태다.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일을 단순한 식중독 사고로 끝내서는 안된다. 학생들의 식사 환경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정부 지원사업에 의존하고, 사고 이후에도 운영주체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은 대학이라면 다른 재정지원사업이나 대학평가에서도 그 책임을 묻는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대학의 자율이 비용 절감을 이유로 학생들의 기본적인 식사권까지 외면하는 명분이 돼서는 안된다. 학생 식사권은 복지가 아니라 대학이 반드시 책임져야 할 기본 교육환경이다. 이번 사고가 대학의 책임과 정부의 관리기준을 다시 세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곽재우 자치행정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