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지지율 반등했지만…국힘 ‘내우외환’
선거 끝나자마자 또 집안싸움 … ‘징계 전쟁’ 임박
여권의 원 구성·호남권 반도체 ‘독주’에 ‘속수무책’
국민의힘이 내우외환에 휩싸인 모습이다. 6.3 지방선거 이후 오랜만에 당 지지율 상승 국면을 맞으면서 기대를 모았지만, 당내 갈등이 극대화되고 여권 ‘독주’에 무기력한 모습만 노출하면서 “국정 주도권 탈환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니냐”는 내부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각종 여론조사를 종합하면 6.3 지방선거 이후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세가 뚜렷하다. 무선 자동응답방식(ARS) 조사인 리얼미터-에너지경제신문 조사(6월 25~26일,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 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서 국민의힘 42.0%, 민주당 41.0%였다. 지방선거 전에는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밖에서 뒤졌지만 선거를 기점으로 상승세를 타면서 접전 양상이 된 것이다.
무선 전화면접방식 조사인 한국갤럽 조사(6월 23~25일,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 ±3.1%p)에서도 국민의힘은 27%를 기록하면서 민주당(41%)과의 격차를 줄였다. 국민의힘은 선거 전에는 10%대까지 추락했다.
국민의힘이 간만에 지지율 상승이라는 기회를 잡았지만, 내우외환에 시달리면서 국정주도권 탈환이라는 목표에는 접근도 못하고 있다.
우선 집안싸움이 갈수록 극심해지면서 대여투쟁에 당력을 집중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비당권파는 선거가 끝나자마자 장동혁 대표를 향해 날마다 “사퇴”를 외치고 있다. 장 대표는 사퇴를 거부하면서 ‘징계 카드’로 맞불을 놓고 있다. 윤리위는 내주부터 현역의원 수십 명을 대상으로 한 징계 심의에 착수한다. 심의 결과에 따라 현역의원들에 대해 당원권정지 이상의 무더기 중징계가 예상된다. 친한계(한동훈)와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가 강하게 반발하면서 당은 ‘심리적 분당’ 상황으로 치닫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은 30일 여권의 국회 원 구성과 호남권 반도체 추진을 저지하지 못하고 쳐다만 보는 무기력한 모습을 노출했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범여권(179석)은 이날 다수 의석을 앞세워 구성을 강행했다. 운영위원장과 법사위원장 등 11개 상임위원장을 표결로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장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국민의힘은 이런 식의 협상 없는 일방통행, 콩고물 나눠주기식 원 구성엔 응하지 않을 것이다. 원 구성 정상화 없이 어떤 상임위도 받지 않겠다”(정점식 원내대표)며 항의했지만, 범여권의 일방적 원 구성을 막기에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청와대가 주도하는 호남권 반도체 투자에도 뒷북만 치는 형국이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호남권 반도체 투자를 발표한 데 이어 30일 광주에서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까지 가졌지만, 국민의힘은 이를 되돌리지는 못한 채 “강요나 협박이 있었다면 이 대통령은 탄핵과 형사처벌을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정치 공세를 퍼붓는 데 그치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1일 “이재명정부의 광주전남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 졸속발표는 지자체 간의 ‘공정한 혁신 경쟁’보다는 ‘불공정한 정치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며 이 대통령의 ‘질주’를 거듭 비판했지만, 이 대통령이 호남권 반도체 투자를 원점으로 돌릴 가능성은 전혀 없어 보인다.
보수진영 인사는 1일 “국민은 지방선거를 기점으로 제1야당 국민의힘에게 ‘권력 견제’라는 임무를 주면서 힘을 실어줬는데, 제1야당이 자중지란에 빠져 권력에 맞서는 강력한 투쟁력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엄경용 기자 rabbit@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