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생’ 양손 카드 꺼낸 이 대통령

2026-07-01 13:00:27 게재

문재인 전 대통령과 1일 오찬회동 … 비빔밥·화채 등 ‘화합 메뉴’ 차려

원내대표단과 만찬 열고 당 결속 … 한주간 4번 3대 메가프로젝트 설명회

이재명 대통령이 집권 2년차를 맞아 ‘민생’과 ‘통합’이라는 두 장의 카드를 동시에 꺼내 들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하락세가 나타나는 가운데 경제 성과인 대규모 투자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우는 한편, 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회동을 통해 당내 통합 메시지를 발신하며 국정 동력 강화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 국민보고회 이재명 대통령이 30일 광주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비전 국민보고회에서 김영록 전남지사와 강기정 광주시장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균 기자

1일 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해 취임 후 첫 공식 오찬 회동을 가졌다. 청와대 설명에 따르면 취임 직후부터 추진돼 온 만남이 빠듯한 국정 일정 탓에 계속 미뤄지다 이날 성사됐다고 한다. 배우자 동반 없이 두 전·현직 대통령과 최소한의 배석자가 함께한 자리로, 별도의 의제 없이 민생·경제, 외교안보 등 국정 현안 전반과 국민 통합 방안을 놓고 폭넓은 대화를 나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찬상에는 통합의 메시지가 메뉴 곳곳에 담겼다. 해산물과 생선을 즐기는 문 전 대통령의 취향과 이 대통령의 고향인 안동 지역의 종가 음식을 응용한 수란채를 시작으로, 토종닭과 인삼을 넣은 녹두 삼계죽, 문 전 대통령이 즐기는 생선 요리와 이 대통령이 좋아하는 배추전을 한데 담은 전 요리 등이 차례로 올랐다.

특히 통합을 상징하는 비빔밥과 문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생선류이자 제철 음식인 민어탕이 함께 마련됐고, 후식으로는 여러 재료가 조화를 이루는 화채가 나와 화합의 의미를 더했다.

청와대는 “두 분 모두 강조해 온 화합과 통합의 가치를 요리로 표현했다”며 특히 화채에 대해선 “2017년 김정숙 여사가 수해 지역 낙과로 화채를 만들어 청와대 참모진과 기자들에게 제공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회동의 시점을 두고 다음 달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표면화된 당내 계파 갈등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당권 경쟁이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김대중·노무현 정부로 이어진 민주정부의 흐름을 잇는 두 전·현직 대통령의 만남 자체가 지지층과 당원들에게 결속의 메시지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두 전·현직 대통령이 머리를 맞대는 모습 자체로 국민과 당원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날 유튜브 방송 ‘매불쇼’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이 마주한) 녹록지 않은 상황에 대해서 두 분이 경험과 성찰을 나누는, 그래서 결국은 대한민국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이 되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이 대통령은 문 전 대통령과 오찬에 이어 이날 저녁에는 한병도 민주당 원내대표를 비롯한 원내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가질 예정이다. 전직 대통령과의 통합 메시지에 이어 여당 지도부와의 만찬까지 하루 사이에 이어가며 당정 결속을 다지는 모양새다.

통합 행보와 맞물려 민생경제 행보도 이번 주 내내 이어진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와 30일 광주에서 열린 ‘서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에 참석한 데 이어, 오는 2일 충남 아산, 3일 경남 진주까지 나흘에 걸쳐 권역별 비전보고회에 모두 직접 참석한다. 반도체·피지컬AI(인공지능)·AI데이터센터 삼각축으로 한 국가 대도약 구상과 함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약속한 4755조원 규모의 파격적 투자가 공개되며 민생 성과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전날 광주 행사에서 이 대통령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관련해 “아무런 보상과 대가 없이도 차별의 고통과 설움을 견뎌내며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를 만들고 지켜온 호남에 대한 역사적·국민적 보상으로 생각하고 일체의 차질 없이 반드시 성공시키겠다”고 밝혔다.

김형선 기자 egoh@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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