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 구성·인준 단독 처리…‘포용’은 없었다
2020년 이후 달라진 관행
입법·청문회 ‘독주’ 이어져
과반 의석을 확보하고는 더불어민주당이 ‘포용’보다 ‘속도전’을 선택했다. 조정식 국회의장은 국민의힘의 동의 없이 18개 상임위·특위 명단을 확정했고 민주당은 11개의 위원회를 선점해 단독으로 위원장을 선출했다. 한성숙 총리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증인없이 진행됐고 청문경과보고서 채택과 인준은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민주당이 연거푸 과반 의석을 확보한 21대 국회와 22대 국회에 만들어진 새로운 관행이다. 민주당은 ‘민생’을 앞세워 불가피했다고 주장하지만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통령의 범죄 혐의에 대한 공소 취소를 위한 사전 정지 작업으로 해석했다.
1일 국회 사무처에 따르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법제사법위원회를 포함한 상임위원회 10곳과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했다. 국민의힘은 일방적인 ‘독선의 정치’라며 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에 불참하며 “상임위 가동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맞섰다.
한 총리후보자 임명동의안 표결도 국민의힘 불참 속에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 범여권 정당 주도로 이뤄졌다. 국민의힘은 이에 앞서 진행된 한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심사 경과보고서 채택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그러고는 “국민을 무시한 의회 폭거이자 대통령에게 바치는 충성 보고서”라고 규정했다.
상임위 구성에서의 독주는 21대 국회부터 시작했다. 1987년 이후 이어 온 관행이 깨졌다. 21대 국회 전반기엔 국민의힘이 상임위 명단을 내지 않자 국회의장은 임의로 상임위 명단을 작성해 통보했다. 여당이었던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단독으로 원 구성에 나섰다. 야당 불참 속에 상임위원장을 선출한 것은 1967년 이후 처음이었다.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1년 동안 독식하기도 했다. 한 정당이 전 상임위를 독식한 것도 1988년 이후 처음이었다.
민주당이 야당으로 전락한 22대 국회 전반기에도 민주당은 ‘여당 견제’를 이유로 법사위원장뿐만 아니라 운영위원장 자리까지 가져갔다. 이번에도 쟁점이 됐던 법사위원장 자리는 과거의 ‘야당 몫’에서 ‘다수당 몫’으로 바뀐 셈이다. 의장과 운영위원장, 법사위원장을 야당이 맡은 것은 헌정 사상 처음이었다.
입법과정에서의 독주도 일상화됐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국회 사무처로부터 받은 ‘국회 비합의 의시진행 통계’에 따르면 22대 국회의 상임위와 소위에서 안건에 대한 이의가 있어도 표결로 의결한 사례가 320건이었다. 18대 국회와 19대 국회에서는 각각 44건, 10건이었고 20대엔 7건에 그쳤지만 21대엔 63건으로 늘더니 22대 들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증인없는 인사청문회’도 비판 대상에 올랐다. 참여연대는 “이재명정부 들어 진행된 국무총리와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24건 중 19건이 증인 없이 진행됐다”며 “이번 (총리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반대로 단 한 명의 증인 채택 없이 진행된 점도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박준규 기자 jkpark@n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