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합격생 릴레이 인터뷰

이승혁 숭실대 수학과

2026-07-01 12:52:36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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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할 수 있어 즐겁다?! 난제 푸는 수학자 되고 싶어요

풀리지 않는 수학 문제를 붙들고 씨름하다 마침내 답을 찾아냈을 때의 기분은 짜릿하다. 몇 분 만에 해결되는 문제도 있지만 몇 시간, 때로는 며칠 동안 고민해야 하는 문제도 있다. 하지만 승혁씨에게 고민의 시간은 전혀 아깝지 않았다. 오히려 그 치열한 고민의 시간은 즐거움에 가까웠다. 나아가 친구들의 수학 공부를 도와주며 성장을 이끌 때 보람을 느끼기도 했다. 수학의 매력에 빠져 교사와 연구자라는 꿈을 동시에 키워온 그는, 결국 학문 자체를 더 깊게 파고들 수 있는 수학과 진학을 선택했다. 이제는 교사를 넘어 세계적인 난제를 푸는 수학자의 길을 바라보고 있다는 승혁씨. 그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이승혁

이승혁

숭실대 수학과(인천 송도고)

변하지 않는 수학의 매력에 빠져

승혁씨는 중학교 때부터 이미 수학과 진학을 꿈꿨다. 수학을 공부할수록 세상에 수학과 무관한 분야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과학사와 수학사 관련 도서를 읽으며 인류 문명의 발전 뒤에는 늘 수학이 있었음을 알게 됐다.

“수학 관련 책을 읽고 수학자들의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는 게 제 중요한 하루 일과였어요. 보통 수학이라고 하면 어려운 공식부터 떠올리지만, 수학자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접하면 정말 재미있거든요. 흥미가 생기니 자연스럽게 수학 이론에도 관심이 깊어졌죠. 세상은 빠르게 변하지만 수학적 진리는 변하지 않고 언제나 우리 생활 곳곳에서 활용되잖아요. 공부를 하며 쌓은 다양한 이야기가 결국 수학과 과학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 든든한 배경지식이 되어주었어요.”

수학을 향한 열정이 커질수록 진로에 대한 고민도 함께 깊어졌다. 좋아하는 수학을 마음껏 공부하면서 타인에게 그 즐거움을 전할 수 있는 ‘수학 교사’는 매력적인 선택지였다. 특히 친구들이 어려워하는 문제를 해결해주고 개념을 설명해줄 때면, 자신의 도움이 누군가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에 큰 보람을 느꼈다.

“대학 원서를 쓸 때 가르치는 보람과 학문적 탐구 사이에서 수학과와 수학교육과를 두고 고민이 많았어요. 그러다 수학과에 진학하더라도 교직 이수를 통해 교단의 길을 열어둘 수 있고, 무엇보다 학문 본연의 공부를 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려 수학과로 마음을 정했습니다. 그래서 수시 6개 가운데 1개만 수학교육과에 안정 지원하고, 나머지 5개는 모두 수학과에 원서를 넣었어요. 지금은 관심 있는 분야를 마음껏 공부할 수 있어서 정말 만족해요. 대학에서 더 넓은 수학의 세계를 접한 후, 수학계의 미해결 난제에 도전하는 학자가 되겠다는 큰 포부도 품게 됐습니다.”

다양한 수학·과학 과목

들을 수 있는 과중반 선택

승혁씨의 모교인 인천 송도고는 과학중점학교다. 서울과 달리 인천 지역은 1학년을 마친 뒤 과학중점학급(과중반)을 선택할 수 있다. 수학 관련 진로가 분명했던 승혁씨는 고민 없이 과중반을 택했다. 과중반은 고급물리반, 고급화학반, IT반, 의과학반으로 세분화돼 있었는데, 그는 수학과 가장 관련이 깊은 과학 과목이 물리학이라고 판단해 고급물리반을 골랐다. 그 결과 3년간 <물리학Ⅰ·Ⅱ> <화학Ⅰ·Ⅱ> <생명과학Ⅰ·Ⅱ> <지구과학Ⅰ·Ⅱ> <화학실험> <물리학실험> <고급물리학> <미적분> <기하> <심화수학Ⅰ> <고급수학Ⅰ> 등 다양한 수학·과학 과목을 이수했다.

“송도고는 과중반과 사회중점학급(사중반)으로 나뉘어 운영됐어요. <미적분> <기하>를 비롯해 과학 과목을 제대로 배우려면 과중반 선택이 필수였죠. 과중반은 교육과정이 대부분 지정돼 있어 과목 선택의 폭이 넓지는 않았지만, 수학·과학 과목을 다채롭게 이수할 수 있어 좋았어요. 다만 <확률과 통계>가 사중반에는 3학년 1학기에 개설된 반면, 과중반에는 3학년 2학기에 개설돼 아쉬움이 남았어요. 그래도 깊이 있게 과학을 공부하며 수학이 우리 생활과 과학 현상 속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승혁씨는 독서와 연계한 탐구 활동을 통해 수학의 활용 범위를 넓혀나갔다. <화학Ⅰ>을 배우면서 <과학으로 수학 보기, 수학으로 과학 보기>를 읽고 원자번호 증가에 따른 유효핵전하의 변화를 비교할 수 있는 자신만의 주기율표를 제작했다. <생명과학Ⅰ> 시간에는 <생명의 수학>을 읽고 통계학과 수열, 행렬 등이 생명과학 연구에 폭넓게 활용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후 DNA 복구 메커니즘이 확률적으로 조절된다는 내용을 주제로 탐구 활동을 진행하며, 두부의 부패를 유발하는 세균 종을 분석해 온도에 따른 균의 성장 변화를 수학적 모델로 나타내기도 했다.

수학에 대한 관심은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으로도 확장됐다. 2025년 타이어 공장 화재 사고를 계기로 오염 물질의 확산 과정을 미분과 적분 개념으로 분석했고, ‘훈민정음의 창제 원리를 위한 과학 이론의 성립’이라는 논문을 읽은 뒤에는 ‘한글 창제 원리는 정말 과학적인가’라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한글의 구조를 수학적으로 분석해 발표했다.

직접 고민하고 탐구했기에 면접형 선호

“학교생활이 힘들긴 했지만 얻은 것도 많았어요. <고급물리학> <심화수학Ⅰ> <고급수학Ⅰ> 등에서는 위상수학이나 암호학처럼 대학 수준의 내용을 접할 수 있었거든요. 수시 원서를 쓸 때 내신 성적만으로는 다소 부족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1단계 서류 전형만 통과하면 면접에서 저의 강점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어요.”

실제로 숭실대 면접에서는 공동체 역량과 관련된 질문을 제외하면 대부분 학생부에 기록된 수학 탐구 활동 중심의 질문이 이어졌다. <고급수학Ⅰ> 시간에 진행한 유사역행렬 관련 탐구 활동에 대해 이론의 개념과 실제 활용 사례를 설명해보라는 질문도 받았다. 학생부에 고교 교육과정을 넘어선 수학 탐구 내용이 다수 기록돼 있었기에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질문이었다. 무엇보다 모든 탐구 과정을 스스로 고민하고 수행했기에 자신 있게 답했다고.

“내신 성적이 아주 뛰어난 편은 아니었지만, 학생부를 통해 수학에 대한 고민과 탐구 과정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면접에서 보여주기 위한 활동이 아니라 실제 순수한 호기심에서 출발한 탐구였다는 점을 진정성 있게 전달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고교 3년 동안 정말 바쁘게 지냈지만 좋은 결과를 얻어 보람이 컸어요.”

특히 수학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관련 도서와 기사, 수학계 동향을 꾸준히 찾아본 경험은 대학생이 된 지금도 큰 자산이 되고 있다. 승혁씨는 종합전형을 준비하는 후배들에게 자신이 진정으로 관심 있는 분야에 시간을 투자해보라고 조언한다.

“매일 관련 기사나 영상 자료를 찾아보는 작은 습관만으로도 자신만의 탐구 주제를 찾고 생각을 확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취재 민경순 리포터 hellela@naeil.com

사진 이의종